주택사업으로 성장을 지속해 온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보단 안정을 택하며 주택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년전 일부 중견건설사들이 M&A(인수·합병)를 언급하거나 신사업을 강조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것과는 온도차가 난다. 대형 건설사들이 부동산 종합 개발에 힘을 싣고 친환경‧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것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더욱 보수적인 경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과 쌍용건설, 중흥건설 등은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을 강조, 신사업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그 동안 성장동력이었던 주택 사업에 여전히 기회가 많은 만큼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취임 후 집값 안정을 위해 민간분양 확대 등 주택 공급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정부 정책에 따르면 주택시장은 매년 30만 가구 이상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 사업은 회사 수익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어 주택사업의 지속적인 확대와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주택 공급 확대 정책 속에서도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대안으로 꼽히는 리모델링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김석준 회장은 "리모델링 시공실적 1위 자위를 굳건히 유지해 나가기 위해 지난해 리모델링 팀을 재신설 했다"며 "앞으로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철저한 사업분석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건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전환됨에 따라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주거 상품 개발에 주력할 전망이다.
박현일 반도건설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비대면 언택트 문화가 대중화될 것이며 이에 따른 건설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에 대한 기대수준과 현 제품 수준과의 차이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고객 니즈와 이를 만족시킬 구체적인 첨단 IT‧에너지 기술에 대한 연구와 신상품개발에 대한 노력이 최우선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롭 회장과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내실 경영을 주문했다. 정창선 회장은 "당장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부진즉퇴'(不進則退,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를 강조했다.
최등규 회장은 "내실과 성장기반 확보를 위해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며 "내실 경영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과는 달리 풍력발전 등에 힘을 쏟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신사업 발굴을 강조했다.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사장은 "이미 시작한 신사업 안정화를 위한 노력과 동시에 지속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을 계속해야 한다"며 "현재 여러 사업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들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급변하는 시장 생태계에 안정적으로 생존하려면 보다 절박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코오롱글로벌을 제외한 대다수 중견 건설사들이 신사업 도전보다 주택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치고 친환경‧신에너지 사업 등으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반면 중견사들은 모험보단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관련기사☞올해 건설사들이 주력할 신사업 키워드는 '개발사업‧친환경'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신사업을 위한 M&A(인수‧합병) 등 공격적 투자가 가능하지만 주택사업 비중이 큰 중견사는 위험을 감수한 투자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올해는 보수적인 경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