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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포토]"우리 땅 찍으려고 왔어?" LH 투기땅에 핀 꽃

  • 2021.03.23(화) 17:32

곳곳 성토작업·폐비닐하우스 등 보상금 노린 흔적

22일 경기 광명 노온사동 LH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토지에서 경작인 이현숙(61)씨가 근심가득한 모습으로 밭일을 하고 있다. 이씨는 LH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토지에서 20여년째 경작을 하고 있는 경작인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게 무슨일이야. 또 왔네, 우리땅 찍으려고 왔어?"

22일 광명시 노온사동의 'LH 땅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토지로 향하는 길에 만난 경작인에게 들은 첫마디다.

LH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토지에서 만난 이현숙(61)씨는 20여년 동안 이 토지에서 밭일을 이어가고 있는 경작인이다.

이씨가 97년도에 심은 매실나무에서 꽃이 피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LH 땅투기의혹이 최초로 밝혀진 과림동 토지에 이어 최근에는 노온사동 토지들로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

경작인 이 씨는 "방송사, 신문사에서들 많이 오네, 그 주소 토지가 이 땅이 맞아, 난 전혀 몰랐지. 우리는 농사지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됐으니까…"라며 답답한 듯 말했다. 이 씨에 따르면 땅 주인이 2018년에 바뀌었다.

이 씨가 말한 2018년은 현재 LH직원들의 땅투기 토지매입이 집중된 시기이다.

이씨가 밭일을 위해 경작지로 향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그는 경작일에 대한 걱정이 앞섰는지 토지를 방문한 기자에게 "그럼 언제 공사를 시작해? 아직 한참 남았잖아? 땅주인은 보지도 못했어"라고 했다.

밭으로 향한 걸음을 떼면서도 얼마 가지 못해 같은 질문을 했다.

이씨가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노온사동 필지주소지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 씨는 "이 땅 역시 지분이 쪼개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지분 쪼개기는 땅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직원들의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다.

이씨는 취재를 마치고 돌아가는 기자에게 "그거(3기 신도시 지정) 취소될 수도 있다던데 그럼 계속 경작 할 수 있는거잖아"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차로는 진입 할 수 없지만 국도로 부터 50여미터 떨어진 노온사동 투기의혹 토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현재 광명시 노온사동 토지 투기의혹은 다양하게 밝혀지고 있다.

LH 전북본부 직원들의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원정 투기, 청와대 경호처 직원의 형 등 투기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상태다.

투기땅에 심어진 매실 나무에 꽃이 피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노온사동의 또다른 투기 의혹 토지를 찾아 나섰다. 투기의혹 토지가 얼마남지 않은 골목에 토지매입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유통, 철강 공장지대 사이에 위치한 또 다른 LH투기의혹 토지로 향했다.

이 땅은 과림동 토지와 비슷한 위치에 있었다. 공장지대 사이, 길 끝자락, 마치 공식처럼 비슷한 위치에 있다.

죽은 묘목들이 이어진 투기의혹 토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두번째 방문한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노온사동 토지는 꽤 넓은 필지이다. 죽은 묘목들이 심어진 필지와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빈 하우스 필지로 나눠져 있다.

단차를 높이는 성토 작업을 마친 투기의혹 토지(사진 오른쪽 부분)에 다다르자 흙길이 시작됐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흙을 쌓아올려 단차를 높인 토지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지목을 '답'에서 '전'으로 변경하기 위해 성토 작업을 한 흔적이다. 토지보상금을 높이기 위한 작업 중 하나로 통한다

경작물이 있을것 같은 비닐하우스 이지만 내부는 공사를 중도 중지한 모습으로 버려져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텅빈 폐비닐하우스가 보인다.

토지보상 전문가는 "폐비닐하우스, 조경석, 파쇄석, 묘목 등은 모두 보상금을 산정할 때 감정평가사에게 평가를 의뢰하는 대상에 포함된다"며 "토지소유자들도 '경제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텅빈 내부와 투기의혹의 땅 (유리반영 촬영)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인근 주민들은 "최근 2~3년 사이 논에 황토흙을 쏟아붓는 곳이 많았다"며 "논을 밭으로 바꿔서 보상을 많이 받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일 조건이라면 '답'보다 '전'이 보상가치가 더 높다.

임시 공사만 마치고 멈춘 비닐하우스 내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LH직원들의 투기가 친척, 지인 투기는 물론 원정투기 의혹까지 번지자 여야는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관련 특별검사 도입을 위한 실무협상을 시작한 상태다. 얼마만큼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말라버린 묘목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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