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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잇슈]전세난, 한숨 돌렸다고요?

  • 2021.03.30(화) 14:10

전셋값 상승 둔화…'서울 전세살이' 포기·이중가격 반영 등
여전히 '꼼수' 만연한 임대차시장…"4년 뒤가 더 문제"

최근 전세난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셋값 상승세가 13주째 둔화하고 서울 일부 아파트에서 실거래가가 조정되는 등 각종 통계 지표가 이를 방증해주는듯 한데요. 

실수요자들의 체감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계절적 영향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여전히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고요. 시장 일각에서는 '꼼수 계약' 등이 나오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이나 전월세상한제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2+2'년 이후 집주인들이 4년치 전세보증금을 한꺼번에 올릴 경우 세입자들이 극심한 한파에 내몰리게 될 수도 있고요. 여러모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전셋값 내리긴 했는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91주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기 직전인 2019년 6월17일부터 1년 반이 넘도록 상승곡선을 유지 중인데요.

별안간 올들어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1월25일부터 서울 주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13주째 줄어들고 있고요.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45주, 송파구는 50주만에 상승을 멈추고 하락 전환했습니다. 

서울 주요 아파트들의 실거래가도 일부 조정됐습니다. 강남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 1일 전용면적 76㎡가 9억원(8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요. 이는 지난 1월15일 저층 거래(2층·10억원) 때 보다 1억원 내린 수준입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9단지 전용 71㎡도 이달 11층 전세 매물이 5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1월 10층 거래가격(6억7000만원)보다 9000만원 빠졌고요.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KB국민은행 통계)도 임대차2법 시행 이후인 지난해 7월(57.26%)부터 올해 1월(58.55%)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지난달 56.17%로 처음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전세 주택거래량(국토부·신고일 기준)도 전월보다 8.3% 증가한 11만4730건으로 꽉 막혔던 공급이 서서히 물꼬를 트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셋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이같은 흐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6억원대에 진입했습니다.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562만원으로 1년 전(4억8393만원)에 비해 25.2%(1억2170만원)나 상승했죠.

이처럼 치솟는 전셋값에 지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하거나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수급불균형이 일부 해소된 모습인데요. 이런 추세는 지속될 수 있을까요? 

◇ '공증받고 4년치 한꺼번에 올려달라'…꼼수 만연 

전문가들은 최근 전셋값 하락 흐름에 대해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 임대차2법이 도입되면서 2+2 계약갱신청구로 거래량이 상당히 줄어든 가운데 겨울 학군 이사철이 마무리되는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단기간 급등한 전세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며 "더군다나 전월세상한제로 5% 제한을 둔 계약갱신 매물의 가격까지 통계에 포함돼 전셋값이 안정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에선 여전히 새 임대차법을 피해가려는 '꼼수' 등이 만연해 세입자들을 울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제보를 받은 사례들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달 일입니다. 마포구에서 아파트를 전세로 계약한 30대 A씨는 "5억6000만원짜리 전셋집에 들어가는데 2년 뒤 계약을 갱신할 경우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아 최대 5%인 2800만원을 올려주는 걸 예상했다"며 "하지만 계약 당시 집주인이 2년 뒤 전세보증금을 4000만원 더 올려주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전월세상한제의 상한을 초과하는 금액이었지만 워낙 전세 매물이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동의했더니 공증까지 쓰자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년 전 신혼집으로 양천구에 전세를 얻어 살고 있던 B씨 부부도 "전세보증금이 4억원인데 계약 갱신하겠다고 했더니 시세에 맞춰 보증금 1억원을 올려달라고 했다"며 "전월세상한제 얘기를 했더니 불이익을 받더라도 전세보증금을 올리겠다며 막무가내로 나왔다"고 토로했습니다.

임대차시장이 '안정'으로 가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이는데요. 더군다나 2+2년 계약갱신청구권이 종료된 이후엔 전세 시장이 더 요동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이 종료되면 4년치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릴 수 있거든요.

일각에서는 최근 전세 만료가 돼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할 수 있지만 2년 후에 전셋값이 더 크게 오를 것을 걱정해 이번에 집주인의 요구대로 전셋값을 올려주고 계약갱신청구권은 2년 후에 쓰기로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김인만 소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2+2년이 되는 단지들은 전셋값이 주춤할 수 있지만 문제는 계약갱신청구권 종료 시점"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2년동안 전세보증금을 5% 이내로 올린 아파트의 경우 시세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종료 시점에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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