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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보유세 인상 '불똥'…'월세살이 힘드네'

  • 2021.05.12(수) 17:07

'전세의 월세화' 가속…서울 월세지수 역대최고
보유세 인상·입주물량 부족에 "당분간 시장불안 지속"

'새 임대차보호법, 저금리, 보유세 중과, 입주물량 부족……. '

임대차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특히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면서 월세 시장도 시름하는 모습이다. 전셋값을 이기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를 택하는 등 수요가 늘고, 월세 가격도 오름세다. 

하반기엔 세금 중과, 입주물량 부족, 재건축 이주 등으로 월세 수요는 더 높아질 전망이라 당분간 불안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새 임대차법 시행 9개월 '월세라도…'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뒤 월세를 낀 거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총 12만2398건 중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는 4만1903건으로 전체의 34.2%에 달했다.

임대차법 시행 전 9개월간 월세 거래 비율이 28.4%였던 것에 비하면 5.8%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대로 순수 전세의 비중은 71.6%에서 65.9%로 감소했다. 

집주인들이 임대차법 도입 후 전세보증금 인상에 제약이 생기면서 일부 또는 전부를 월세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다. 저금리와 보유세 인상 등이 맞물리면서 월세를 올려 세 부담을 덜어내는 집주인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난으로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하거나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월세를 택하게 된 것도 월세 수요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주택 월세수급동향을 보면 지난달 월세수급지수는 107.9로 임대차법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98.9보다 9포인트 늘었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공급 대비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월세 가격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서울 아파트 KB월세지수는 지난달 105.5로 지난 2015년 12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99~100 선에서 횡보하던 이 수치는 지난해 7월(100.3)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크게 늘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조회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장주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는 지난달 전용 59㎡(26층)가 보증금 4억원, 월세 13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같은 평형(24층)이 보증금 3억7000만원, 월세 75만원에 거래된 걸 감안하면 9개월만에 월세가격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전세의 월세화' 계속?

하반기에도 월세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전망이다.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전월세 신고제, 양도세 중과, 종부세 인상 등이 맞물려 임대차 시장 불안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것도 임대차시장의 불안 요소다. 임대차법 등 규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장에 풀리는 임대 매물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입주물량 부족, 재건축에 따른 대규모 이주 등이 예정돼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분기 5659가구, 3분기 7938가구, 4분기 4919가구 등으로 1만 가구를 밑돌 전망이다. 

지난 3월 말부터 1200가구 규모의 서초구 방배13구역이 이주를 시작했고 올 하반기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18·21차 등 약 4000가구가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요인이 맞물려있는 만큼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새 임대차법, 세금 중과, 저금리 등 복합적인 이슈가 맞물리면서 임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올해 또는 내년까지 서울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수도권도 비슷한 양상이기 때문에 월세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임대차법을 비롯해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등에 반작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중심의 공급 활성화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임대차 시장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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