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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분양가 기대'…송파 리모델링 속도 붙나

  • 2022.04.25(월) 08:05

송파 현대·KCC아파트 리모델링 '눈독'
잇단 고분양가 단지 나오자 기대감 커

차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도 서울 송파구의 리모델링 수요는 꾸준한 모습이다. 65%의 높은 사전동의율을 확보한 '송파현대아파트'는 다음 달 중 설계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근 아파트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용적률이 300%를 초과하는 탓에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이 수익성이 높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최근 인근 리모델링 단지들이 성공적으로 일반분양을 마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송파 현대·KCC 리모델링 동참…"높은 용적률 탓"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동 현대아파트는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위한 사전동의율 65%를 달성했다.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인 66.7%까지 3가구 남았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지 1년 반 만이다.

조합 추진위원회는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운 만큼 실제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율 확보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추진위는 먼저 이번 주 내 설계업체 입찰 공고를 내고 다음 달까지 선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차기 정부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피력함에 따라 리모델링 수요가 주춤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재건축 연한에 도달하지 않은 점, 용적률이 높은 점 등이 리모델링을 우선순위에 둔 이유다.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하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이 지나면 시행할 수 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200%가 넘으면 재건축 사업성이 낮다고 여겨진다.

송파 현대아파트는 2개 동, 243가구 규모 단지다. 1997년 5월 입주를 시작해 올해 준공 26년 차를 맞았다. 현재 용적률은 352%다. 리모델링 시에는 수직·수평 증축을 통해 29가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안전진단 역시 재건축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 아파트는 작년 구조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다. 재건축을 하려면 안전진단에서 D 혹은 E등급을 받아야 한다. "집이 무너질 지경이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게 조합 추진위의 설명이다.

현대아파트가 리모델링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인근 KCC아파트는 이 단지와 함께 통합 리모델링을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KCC아파트는 1개동, 106가구의 소규모 단지다. 용적률이 267%로 높고, 2003년에 준공해 올해 20년 차로 재건축을 추진하기엔 이르다.

이들 단지와 가까운 가락금호아파트(915가구)도 최근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합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용적률이 높아서 재건축을 통해 가구 수를 늘리면 오히려 집 크기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라며 "재건축 분담금이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금전적인 부담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송파 현대아파트에 관련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조합 추진위

29가구 분양 계획…'역대급 분양가' 기대

최근 리모델링 사업의 시초격인 송파구의 단지들이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리모델링의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난 1월 송파 오금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송파 더 플래티넘'이 국내 리모델링 사업 중 처음으로 일반분양을 했다. 총 29가구를 모집하는데 7만5382명이 청약하며 평균 경쟁률이 2599대 1에 달했다.

30가구 미만으로 분양하면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는 덕에 '역대급 분양가'가 형성됐다. 3.3㎡당 평균 5200만원으로 송파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최고가였다. 고분양가에도 수요층이 두껍게 형성되며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입증했다.

지난 5일 분양에 나선 '잠실 더샵 루벤(송파 성지아파트)'은 평균 25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당시 분양가는 3.3㎡당 평균 6500만원으로, 역대 분양가 중 최고가였다. 기존 최고가였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5273만원)보다 1200만원 이상 비쌌다.

워낙 가격이 높았던 탓에 미계약분이 발생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긴 했지만,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도 없어 수요자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위원장은 "차기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예고하긴 했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고 기대감만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리모델링 선행 단지들이 선례를 쌓아가면서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막연함이 해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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