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에 더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영향인데요. 서울 집값은 6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남구의 경우 4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고요.
시장에 매물은 쌓이는데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해 있습니다. 금리 인상의 여파가 내년부터 더욱 본격적으로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는데요. 부동산 시장의 냉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전국 집값 9주째 하락세…"매수 심리 위축"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내리면서 9주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울 역시 -0.03%를 기록해 6주째 내리막을 걷고 있고요. 수도권(-0.04%)과 지방(-0.02%)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반에 냉기가 흐르는 분위기입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만 나 홀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집값의 대장주나 다름없는 강남구의 경우 약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강북구와 노원구 집값은 전주보다 0.08% 떨어지며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는 흐름입니다.
매물은 쌓이는데 집을 사려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부동산원은 "추가 금리 인상과 하반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하방 압력에 더해 매물 적체 영향이 지속하고 있다"며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금리 인상 영향 내년 본격화?…"하방 압력 커질 것"
당분간 매수 심리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데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졌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기준 금리 인상이 1년 뒤인 내년부터 주택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거라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내놓은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시간가변적인 영향 연구-금리상승기와 금리하락기 영향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인데요. ▶관련 기사: "금리인상 집값 타격, 1년 뒤 더 '세게' 온다"(7월 8일)
이에 따르면 금리상승기에 나타나는 집값 하락 반응은 12~15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고 합니다. 특히 상당 기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주택가격 하방 압력도 더욱 커질 거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거래 절벽' 현상이 다시 심화하고 있는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740건으로 전달보다 줄었습니다. 지난 3월 대선 이후 거래량이 늘어나나 싶었지만, 다시 매수세가 꺾이는 흐름입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5월 양도세 중과 유예 이후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해 거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아파트 시장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금리 인상 압박과 경기 침체 우려로 매수 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