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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옛말?…송파 집값 유독 뚝뚝 떨어지는 까닭

  • 2022.10.21(금) 08:56

노원·도봉 이어 최대 하락 폭…잠실 엘스 84㎡ 20억원대 깨져
'똘똘한 한채'에 대단지 영향까지…강남·서초와 격차 커져

강남구, 서초구와 함께 '강남 3구'로 불리는 송파구 집값이 최근 지속해 급락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서울 내에서 노원·도봉구에 이어 세 번째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에서는 송파구의 경우 워낙 대단지가 많아 하락 거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 수밖에 없고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현금 부자들이 송파보다는 강남·서초에 더 쏠리고 있다는 점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지난 정권에서 송파구 집값 상승세가 유독 높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갈수록 가팔라지는 송파구 집값 하락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7일 기준) 송파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8% 하락했다. 서울 전체 하락률이 -0.28%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보다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서울 25개 자치구 내에서 도봉구(-0.42%), 노원구(-0.4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송파구는 강남구, 서초구와 함께 '강남 3구'로 불린다. 이 지역들은 서울 내에서도 수요가 높아 '부동산 불패'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송파구는 올해 들어 3구 내에서 나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송파구의 아파트 매매가 누적 변동률은 -2.32%를 기록했다. 강남 3구 가운데 서초구(0.16%)는 최근 집값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되레 집값이 올랐고, 강남구는 -0.73%로 큰 변화가 없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에 따라 송파구의 대장주 단지로 꼽히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 내 국민 평형(전용 84㎡) 아파트 매매가가 20억원대 아래로 떨어지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엘스의 전용면적 84㎡가 이달 19억 5000만원에 팔렸다. 지난 8월에도 같은 가격에 팔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세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같은 평형 매물이 25억~26억원대에 팔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도 안 돼 집값이 5억원 이상 빠진 셈이다.

'강남·서초'로 쏠린 똘똘한 한채

전문가들은 송파구의 경우 지난 정권 집값 급등기에 강남 3구 중에서도 유독 집값이 더 올랐다는 점을 첫 번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송파구의 지난 5년간(2017~2021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65.2%로 서울 평균(61.9%)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남구(57.2%)와 서초구(49.8%)의 경우 서울 평균보다 낮은 상승률에 그쳤다.

여기에 더해 송파구는 엘·리·트 외에도 헬리오시티 등 대규모 단지가 많다는 점도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거래절벽 속에서 급매로 내놓는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아 하락세가 더욱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지난 5년간 상대적으로 집값이 더 올랐던 영향에 더해 대단지가 많다 보니 하락 거래가 더 많이 이뤄졌던 영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찾는 현금 부자들이 송파구보다는 강남·서초구에 더욱 쏠리는 영향도 있다. 강남권에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일부를 정리해야 한다면 송파구 매물을 먼저 내놓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송파구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의 경우 대체로 강남이나 서초에도 함께 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최근 시장 침체 등으로 집을 판다면 아무래도 송파구 매물을 먼저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장기간 지속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송파구 잠실의 매매 수요를 막고 있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데다가 강남 3구라는 상징성이 단기간에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이다.

윤 전문위원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매물이 많긴 하지만 송파구 내에서만 보면 매물로 나오는 비율이 특별히 높은 건 아니다"며 "매물이 쌓여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최근 대단지 등에서 하락 거래가 지속해 나오다 보니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하락세가 눈에 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임 팀장도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송파 역시 하락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데, 이미 하락률이 높은 만큼 추가적으로 더 가파르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최근 은마아파트 사례처럼 강남3구에 정비사업이 활성화하게 되면 추가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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