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가운데 가장 빠르게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한남3구역'이 중·대형 가구수를 대폭 늘리는 변경안이 담긴 촉진계획변경(이하 촉변)을 추진한다.
문제는 촉변 전 마지막 조합원 공청회를 앞두고 조합이 구체적인 안 공개를 미루면서 불거졌다. 조합원 간 공정한 배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촉진계획변경안에는 당초 사업시행계획 대비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대형은 948가구(16.3%)에서 1048가구(17.5%)로 100가구가 늘어나는 내용이 담겼다. 또 60㎡ 초과 85㎡ 이하 중형은 1851가구에서 2305가구로 454가구 늘어난다. 이 경우 중형 비중은 31.83%에서 38.48%로 늘어난다.
반면 60㎡ 이하 소형은 3017가구에서 2637가구로 380가구 줄어든다. 비중은 절반을 넘던 51.87%에서 44.02%로 낮아진다. 다만 소형 중 임대가구수는 늘어난다. 당초 876가구에서 971가구로 95가구 늘면서 소형 내 비중이 29.03%에서 36.82%로 높아진다.
기존 대비 중·대형 가구수가 554가구 늘어나는 만큼 조합원들 일부는 더 넓은 면적의 신축 주택으로 이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문제는 늘어나는 가구가 한계가 있다 보니 소형에서 중형으로, 중형에서 대형으로 전환되는 일부 조합원들에게만 혜택이 집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남3구역은 지난해 8월 조합원 3분의 2 동의를 얻은 촉진변경안이 서울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조합원 의견을 받으면서 조합장 등이 서울시와 8차례 협의를 거쳐 지난 3월 조정안을 내놓고 주민공람(안)을 거쳤다.
이 공람안이 나오기까지도 총회 등 없이 일부 의견만 받아 협의 과정이 진행돼 당초 사업계획과는 차이가 꽤 벌어졌다는 게 이번 촉진계획변경안에 반발하는 측의 설명이다.
주민공람안 관련해서 조합 측에서 최근 3800여명 조합원 가운데 150명을 불러 설명회를 진행했으나 중·대형 평형 비율 관련 내용은 설명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조합장을 비롯해 일부 조합원에게만 혜택을 몰아주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조합 내부에서 제기됐다.
이 조합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촉변이 좌절되면서 새롭게 방향성을 정해 공람안, 공청회안이 나왔지만 실상 어떻게 분배할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일반분양 하는 가구수(소형)를 줄여 조합원 중대형을 늘리는 만큼 조합원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데, 전체 의결 없이 진행하는 것은 분명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남3구역의 중·대형 평형은 모두 조합원 물량이다. 기존 사업계획에서는 소형평수 규모가 50%를 넘어 전체 단지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수익성을 조금 낮추더라도 중·대형을 늘려 단지 가치를 키우자는 게 조합 전체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공청회 안으로는 중·대형 평형 이동 조합원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더욱이 중대변경 사안임에도 대위원회나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청회를 진행하려는 것도 절차적으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조합은 공청회(8월8일) 시행 이틀 전인 오는 6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변경안을 공청회에 그대로 넘길지 여부에 대한 심의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조합 한 관계자는 "(3월) 공람안도 당초 총회안에서 8차례에 걸쳐 바뀐 탓에 전체 조합원 의견을 수렴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공람안 설명회도 부실했는데 또다시 공청회 안 공개가 늦어지면서 '깜깜이'식 진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중대변경 사안임에도 조합원 대부분이 공청회 1주일 전까지 내용을 모르고 있었고 공청회에서도 전체 조합원 의견이 제대로 취합될지도 의문"이라며 "조합원 전체에 공정한 배분이 아닌 일부 조합원을 위한 계획 변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