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이 보였지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이른바 '악성 미분양 주택'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3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했으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9개월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지난달 말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7만61가구다. 전월 대비 3.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로, 수도권과 지방에서 미분양 주택이 모두 줄어든 결과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7600가구로 한 달 새 10.9% 감소했다. 특히 서울의 미분양 주택 수는 1002가구로 전월말 대비 25.9% 줄었다. 지방의 미분양 주택도 5만2461가구로 전월 대비 0.8% 줄었다. 광주의 미분양 주택이 10.9% 증가하고 대구와 부산도 각각 3.5%, 0.9%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감소세다.
그러나 다 짓고도 팔리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2023년 8월 이후 19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말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2만3722가구다. 2013년 9월(2만4667가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늘었다. 수도권은 4543가구로 전월 대비 2.2% 증가했고 지방도 4.1% 많아진 1만9179가구다.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해소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지난달 누적 주택 거래량은 5만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많아졌다.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도 16.6% 증가했다.
특히 서울 전체 거래량이 전월 대비 37.9% 늘어난 7320건을 나타냈다. 서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결정이 꼽힌다. 강남4구(서초·강남·송파·성동구)의 거래량이 전월 대비 47.1%, 전년 동월 대비 77.4% 증가한 1680건을 기록했다.
김은선 직방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해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산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지역에 대한 선호가 더욱 집중되고 있다"면서 "특히 경기 변동이나 정책 변화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는 강남 3구와 주요 도심 지역은 투자 및 실수요자 모두에게 수요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짚었다.
인천과 경기의 거래량은 각각 3097건, 1만360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과 견주면 40.4%, 31.7% 늘어난 수준이다. 지방도 거래량이 늘었다. 세종과 지방광역시, 지방도 모두 전월 대비 거래량이 증가했다. 지방 전체 거래량은 2만6672건으로 전월 대비 30.3% 증가했다.

주택 공급 선행 지표도 부진했다. 지난달 전국 인허가 실적은 1만2503가구로 전월 대비 43.3% 줄었다. 서울에서 인허가 실적은 74.1% 증가한 4844가구로 나타났으나 경기도는 84.7% 급감한 1684가구로 집계됐다. 지방도 7324가구에서 5500가구로 24.9% 줄었다.
전국 착공 실적은 1만69가구로 1.1% 감소에 그쳤다. 지방 착공 실적이 5620가구로 전월 대비 9.3% 줄어든 반면 수도권은 11.6% 증가한 4449가구로 나타났다.
전국 주택 준공 실적은 3만6184가구로 전월 대비 13.3% 감소했다. 지방 준공 실적이 2만5539가구로 0.6% 감소에 그쳤지만 수도권이 1만645가구로 33.6%가 줄었다.
분양(승인 기준) 물량도 크게 줄었다. 수도권 분양 실적은 서울과 인천 경기 모두 0건이었다. 인천은 1월에 이어 다시 분양이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방 분양 실적은 5385건으로 40.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