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지 한 달 만이다. CJ는 이 회장이 구속된 2013년부터 3년간 미뤄왔던 임원인사를 실시하며,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12일 CJ그룹은 부회장 1명, 사장 1명, 총괄부사장 3명, 부사장 3명, 부사장대우 13명, 상무 29명 등 임원 50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연말에 임원인사를 발표하는 CJ가 갑자기 임원 인사를 실시한 것은 지난 달 이 회장 사면이 계기가 됐다. 2013년 7월 횡령·배임·탈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회장은 올 8월 13일 광복절 특별사면됐다. 이 회장이 구속된 지난 3년간 CJ는 최소한의 임원 인사를 제외하고 인사를 미뤄왔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상무 승진 인사를 제외하곤 최근 3년간 임원 승진이 미뤄졌다"며 "이 회장 사면을 계기로 그간 미뤄졌던 승진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임원은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다. 그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CJ제일제당 첫 부회장 대표가 됐다. 경쟁사인 대상 출신인 김 대표는 2007년 CJ제일제당 바이오 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2011년 CJ제일제당 대표에 오른 그는 지난 5년간 회사 체질을 식품에서 바이오로 바꿨다는 평을 받고 있다.
▲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왼쪽부터), 박근대 CJ대한통운 대표, 문종석 CJ프레시웨이 대표. |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2011년 3조6478억원에서 2015년 4조1502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작년 식품사업부문 영업이익은 3486억원으로 2011년보다 133% 증가하며 내실이 좋아졌다. 2011년 2조8904억원에 머물던 생명공학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4조원을 돌파하며, 식품사업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김 대표 취임이후 식품사업은 내수 시장이 확대되고, 손익이 많이 개선됐다"며 "바이오 사업부도 해외 매출 배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박근태 CJ대한통운 공동 대표이사는 총괄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대표는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으로 중국 지사에서 오래 일한 ‘중국통’이다. 현재 CJ중국본사 공동대표와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함께 맡고 있다.
그간 공석이던 계열사 임원자리도 채워졌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에 강신호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부사장)가 임명됐다. CJ프레시웨이 신임 대표이사는 문종석 유통사업총괄 겸 영업본부장(부사장대우)가 맡게 됐다.
CJ그룹 측은 "지난 3년간 그룹 위기상황으로 인해 보류한 기존 임원 승진 인사를 확정했다"며 "그룹비전인 '2020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해달라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