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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 눈앞 CJ제일제당, 2등은 보이지도 않아

  • 2016.11.04(금) 10:13

'군계일학' CJ제일제당, 1년넘게 분기매출 2조
대상 등 식품업체는 연간 매출 1~2조 갇혀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CJ제일제당이 작년 중순부터 매 분기 매출(연결기준·대한통운제외) 2조원을 넘기고 있다. 5분기 연속이다. 이 추세대로면 올 한 해 매출이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매출 10조원대 식품회사가 나오는 것이 멀지 않은 것이다.

국내 식품업계에선 연간 매출 2조원만 돼도 '꿈의 실적'이라 부른다. CJ제일제당의 라이벌 대상의 작년 한 해 매출은 2조6350억원 수준. 연간 매출 2조원이 넘는 기업은 오리온,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농심 등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몇백 원짜리 제품을 파는 식품업체엔 매출 1조원도 '그림의 떡'이다. 몇 년 전까지 식품업계에선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것 자체가 뉴스거리였다. 작년 기준 동원F&B, 오뚜기, 매일유업, 남양유업, 한국야쿠르트 등이 매출 1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CJ제일제당은 성장 속도도 빠르다. 2010년 5조원, 2011년 6조원, 2012년 7조원, 2015년 8조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다른 식품업체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6조7095억원. 이 추세대로면 올해 매출 9조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속도는 '4기통 엔진'에서 나온다. 식품, 바이오, 생물자원, 헬스케어 등 4개 사업분야에서 골고루 실적이 나오면서 회사 실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중 식품 사업부는 핵심 성장동력이다. 작년 식품사업부의 매출은 4조150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잡고 있다"며 "국내 식품업체들이 잘되는 제품 따라가는 미투(me-too) 전략을 펼치는 동안 CJ는 새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연구개발비는 1111억원으로 대상(228억원), 오뚜기(61억원), 동원F&B(50억원) 등 식품업체보다 월등히 많다.

CJ제일제당은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정체된 시장에서도 기회를 찾아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체된 시장이 있다면, 왜 소비자들이 외면하는지 분석하고 연구개발을 통해 품질과 맛을 향상한 신제품을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작년 4월 출시된 '컵반'이 그 예다. '컵반'은 그간 컵밥류가 싸구려 식품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출시 1년 만에 500억원 브랜드로 성장했다. '비비고 왕교자'도 정체된 만두시장에서 단숨에 10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던 바이오와 생물자원 사업부도 정상궤도에 올라타고 있다. 생물자원은 동물 사료로, 바이오는 사료에 들어가는 첨가제로 보면 된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바이오 1조3400억원, 생물자원 1조4892억원. 영업이익률은 바이오 6~8%, 생물자원 3~4% 수준으로 수익률이 악화됐던 2013년보다 많이 개선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1등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1등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식품업계에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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