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신혼부부들이 밥솥 대신 구매하는 '○○'

  • 2017.01.11(수) 17:44

햇반, 20년간 17억개 팔려..컵반도 인기
급할 때 먹는 밥에서 한끼 식사로 진화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햇반'이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흘렀다. 그간 판매된 햇반만 17억개, 국민 1인당 30개 이상 햇반을 먹은 셈이다.

햇반의 탄생과정은 쉽지 않았다. 1980년대말 CJ제일제당이 즉석밥 진출을 결정할 때 누가 밥을 돈주고 사먹느냐는 내부의 회의론과 싸워야 했다. 지금은 일상식으로 자리잡은 즉석밥이지만 1996년 12월 햇반이 나오기 전까지 한국의 즉석밥 시장은 꽁꽁 얼어있던 시기였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개발 초기 군용 전투식량처럼 급속건조시킨 밥(알파미)에 뜨거운 물을 붓는 방식을 생각했다. 하지만 식감이 좋지 않아 허기를 떼우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이후 밥을 얼린 뒤 수분을 제거한 동결건조미를 활용하려 했으나 이 역시 본연의 밥맛을 살리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나온 방식이 '무균포장'이다. 햇반용기 안에 쌀과 물을 넣고 커다란 가마솥 역할을 하는 곳에서 밥을 지은 뒤 반도체 공정과 비슷한 무균시설 안에서 밥을 포장하는 기술이다. 균이 침투할 수 없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밥을 건조시키거나 얼리지 않아 밥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햇반이 무균포장 방식으로 나온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갓 지은 밥맛을 위해 당일 도정한 쌀로 햇반을 만든다.


출시 초기 비상식으로 여겨지던 햇반은 1~2인 가구가 늘면서 다시 한번 전환기를 맞는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햇반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5%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된 햇반은 1억3000만개가 넘는다. '신혼부부들이 밥솥 대신 햇반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상화된 먹거리로 자리잡은 셈이다.

지역적으로 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인당 구매량이 가장 많은 곳은 부산·경남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선 한사람당 햇반 13.5개를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1인당 13개로 2위를 차지했다.

햇반은 '급할 때 먹는 밥'을 넘어 이제 한끼 식사를 대신하는 용도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발아현미밥과 흑미밥 등 8종의 햇반 잡곡밥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컵 모양의 용기에 햇반과 함께 국밥 또는 덮밥용 소스를 넣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든 '햇반 컵반'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출시 이후 1년반만에 3000만개 이상 팔렸다.

김병규 CJ제일제당 편의식마케팅담당 부장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햇반의 일상식화'가 상당부분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전국의 모든 소비자가 햇반을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햇반은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6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600억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97년 연간 매출이 40억원이 안된 점에 비춰보면 20년간 매출이 40배 늘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