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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놀면서 쉬면서'…롯데하이마트의 승부수

  • 2020.01.07(화) 16:06

잠실점 메가스토어로 리뉴얼…축구장보다 넓어
오프라인 위기 다양한 체험형 부스로 활로 모색
연내 10호점 개설 목표…실적 업그레이드도 기대

최근 수년간 유통업계는 말그대로 전쟁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사실 큰 승부는 이미 판가름난 듯하다. 온라인 유통시장은 최근 3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오프라인은 내리막길 진입 직전이다. 이 와중에 롯데하이마트가 국내에서 가장 큰 초대형 오프라인 가전매장을 새로 연다. 오는 9일 문을 여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를 찾아 그 속내를 들여다봤다.

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의 프레스투어가 열렸다.

행사는 현재 국내 유통업계 현황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지난 2015년 282조원 수준이던 국내 유통시장은 2018년 309조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가전시장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이 기간 30조 4000억원에서 30조 1000억원대로 오히려 규모가 줄었다.

다만 온라인 가전시장은 달랐다. 같은 기간 8조원에서 10조원대로 덩치를 키웠다. 반면 22조원에 달하던 오프라인 가전시장은 3년 만에 19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 '체험' 중심 매장으로 유통시장 활로 모색

문제는 이번 자리가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가전매장 오픈을 앞두고 마련한 행사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가전시장이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는 와중에 롯데하이마트가 초대형 가전매장을 여는 이유는 뭘까.

◆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2층에 위치한 LG전자 프리미엄관

롯데하이마트가 찾은 해법은 '체험'이다. 온라인으로는 아예 시도할 수 없고, 오프라인에선 그동안 소홀했던 '체험'을 무기로 내세워 오프라인 고유의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는 게 롯데하이마트의 구상이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기존 롯데하이마트 잠실점을 리뉴얼해 오픈한다. 전체 면적 7431㎡(2248평)로 국내 최대 규모다. 1개 층이던 기존 매장을 2개 층으로 확장했다. 단순히 상품 진열공간을 늘린 게 아니라 체험공간을 대폭 확보하며 매장을 완전히 새로 꾸몄다.

◇ 커스텀PC·유튜버 장비·요트 등 체험 제공

공식 오픈을 이틀 앞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개점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아직 물건을 살 수는 없지만 일반 방문객들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매장을 개방했다.

◆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의 'e-스포츠 아레나' 전경

1층은 기존 가전매장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체험형 부스가 눈에 띄었다. 우선 커스텀PC 전문업체인 시스기어(Sysgear)와 손잡고 70평 규모의 'e-스포츠 아레나(경기장)'를 마련했다. '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인기 온라인 게임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공간이다. 대형 모니터를 통해 참가자들의 모니터를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고성능PC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바로 옆에 마련했다. 그래픽카드와 고성능 CPU, 메모리 등 부품들을 가격대와 사양별로 조합해 커스텀 PC를 제작·구매할 수 있다. 기존 가전매장에선 찾아보기 힘든 커스텀 PC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유튜버들을 위한 미디어 전문 코너도 만들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실제 유튜브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스튜디오다. 마이크와 카메라 등 1인 미디어 운영에 필요한 장비들을 직접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다.

◆ 문병철 상품총괄부문 상무가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매장을 안내하고 있다.

글램핑 등 레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매장 안에 직접 카라반과 각종 캠핑장비를 설치해뒀다. 슬로베니아 브랜드 '아드리아' 캠핑카와 카라반 등으로 매장에 캠핑장을 연출했다. 옆에서는 VR요트 체험 부스를 운영해 실제 요트를 타는 듯한 체험도 가능하다.

수천만원대 가격을 자랑하는 초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오디오 체험실도 있다. 영국 '바워스앤드윌킨스', 미국 '매킨토시' 등 하이엔드 스피커와 앰프를 설치한 청음실을 두 곳 마련했다. 청음실에선 팝가수의 공연실황을 재생 중이었다. 직접 들어보니 마치 공연장에 온듯한 음질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 독일 '부벤앤조르벡', 미국 '하이덴'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글로벌 워치와인더, 할리데이비슨 바이크 등도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알톤 등 국내외 브랜드의 스마트 모빌리티와 한국 GM의 전자자동차 '볼트'도 매장에 가져다 놓았다.

◇ 기존 가전업체들도 체험 부스로 고객맞이

2층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초대형 브랜드들이 체험형 매장을 꾸렸다.

매장에 앉아 1인 가전부터 LG전자의 '시그니처'와 '오브제', 삼성전자의 QLED TV와 '비스포크' 브랜드 냉장고 등 프리미엄급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쇼룸을 구성했다.

◆ 문병철 상품총괄부문 상무가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매장을 안내하고 있다.

위니아딤채와 캐리어 프리미엄관 그리고 롯데하이마트가 단독으로 운영하는 터키 브랜드 '베코(beko)' 브랜드관 등 국내외 주요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대형 가전을 한눈에 보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부스를 마련했다. 쿠첸과 쿠쿠, 코웨이를 비롯해 SK매직, 쿠진아트, 돌체구스토, 드롱기, 바디프랜드, 오씸, 휴테크 등 중소 브랜드들도 체험관을 꾸렸다. 

세미나실인 '하이클래스'에선 다양한 강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이곳에선 에어프라이어, 토스터, 오븐 등 주방가전을 활용한 쿠킹클래스와 시식회, 뷰티가전을 활용한 셀프 스타일링 강좌, 모바일 신제품 사용법 강의,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전자제품 관리, PC 내부구조의 이해 등 강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 일반방문객들이 개점을 앞둔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를 둘러보고 있다.

◇ "연내 메가스토어 10호점 개점 목표"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는 잠실점이 1호점이다. 연내 10호점 개설이 목표다. 추가로 오픈할 메가스토어의 규모는 잠실점보다는 작을 수 밖에 없다. 단순히 크기만 크다고 '메가'스토어는 아니라는 게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각 지역 상황에 맞는 규모의 매장을 새로 오픈하거나 기존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리뉴얼해 고객의 경험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작더라도 체험 위주의 공간,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자는 것이 메가스토어의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롯데하이마트 잠실점의 연매출은 550억원, 평당 매출은 240만원 수준인데 잠실 메가스토어는 연매출 1200억원, 평당 매출 440만원이 목표"라면서 실적 업그레이드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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