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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영업이익 44억→4억 급감…배경은

  • 2020.03.16(월) 14:46

공시 정정으로 영업이익 10분의 1 급감
영업익 급감 배경…연말 매출 인식 시점 차이
녹가루·창업주 손녀 마약 등 악재 잇달아

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4억원에서 10분의 1수준인 4억원으로 급감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실적을 처음 공시한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정정공시를 내면서 영업이익 규모가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남양유업은 최근 몇 년간 대리점에 줘야 할 판매수수료를 편취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분유제품에서 녹가루가 나오고, 창업주 손녀의 마약 투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이번에 영업이익이 급감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실적 공시를 한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지난 12일 정정공시를 냈다. 첫 공시에선 지난해 영업이익을 44억 8413만원이라고 밝혔는데 이번엔 4억 1735만원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2018년 영업이익 85억원과 비교해도 1년 만에 95% 넘게 급감했다.

이렇게 실적이 정정되는 경우는 보통 수익을 한번에 처리하지 않고 배분해서 처리하는 수주산업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건설업과 조선업 등은 경우 공사진행률에 따라 수익과 비용을 배분해 회계를 처리한다. 이럴 경우 공사진행률에 대해 회사 측과 회계법인의 의견이 서로 다를 경우 나중에 실적이 수정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남양유업과 같은 식음료 및 유통업은 대부분 제품이 출고되면 매출로 처리하는 게 기본이다. 다만 이미 출고된 제품 중 일부가 반품될 경우가 있을 순 있다. 또 수출 제품의 경우 선적일을 기준으로 할지, 인도일을 기준으로 할지에 대해 회사와 회계법인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감사보고서가 아직 공시되지 않아 어떤 이견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서 "다만 연말이 임박해서 논란이 될 수 있는 거래가 일부 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실적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 연말 일부 매출을 인식하는 시점을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바꿨기 때문"이라며 "회계법인과 논의를 통해 회사가 공시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의 실적은 이미 최근 수년째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대리점 상품 강매 논란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년 만인 2015년 영업이익이 200억원대로 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4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그동안 대리점에 줘야 할 판매수수료를 장부 조작으로 편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장부 조작은 무혐의를 받았지만, 이후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2017년 50억원, 2018년에는 85억원으로 줄었다.

작년에는 분유제품에서 녹가루가 나왔다는 보도에다 창업주 손녀의 마약 투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크고 작은 불매운동이 계속 이어졌고 수익성은 추락을 거듭했다.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크게 줄긴 했지만 당장 재무적으론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가다. 남양유업은 1998년부터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신용과 유동성, 자본위험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7.3%에 불과하다.

또 지난해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부동산을 바른손이앤에이에 520억원에 처분하면서 큰 폭의 영업외수익이 더해졌다. 그 결과 남양유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2억원으로 전년보다 135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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