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업체 당근마켓이 빠른 속도로 '동네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당근마켓 주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당근마켓을 이용했다는 의미다.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당근마켓은 기존 중고거래 시장을 활성화했다. 더불어 '지역 생활 커뮤니티'를 조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없던 시장을 새로 창출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네이버나 롯데 등 대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누적 가입자 2000만…주목받는 '지역 상권'
당근마켓은 지난달 기준으로 주간 이용자 수(MAU·Weekly Active Users)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12일 밝혔다. 주간 이용자 수가 많을수록 소비자들의 생활에 밀착한 서비스로 여겨진다. 그만큼 이용자들이 자주 방문하고 있다는 의미다. 월간 이용자 수(MAU)의 경우 1500만 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 수는 2000만 명을 기록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1000만 명의 국민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웃과 '당근' 하며 지역 커뮤니티 소통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연결로 움튼 하이퍼 로컬(hyper-local)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퍼 로컬은 사전적으로 '범위가 좁은 특정 지역에 맞추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상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목받는 개념이다.
실제로 지난해 소비자들의 생활 반경이 코로나19 탓에 좁아지면서 당근마켓의 성장세도 눈에 띄게 가팔라졌다. 지난해 3월 기준 660만 명이었던 월간 이용자 수(MAU)가 불과 1년 만에 1500만 명으로 늘었다. 지난 2015년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당근마켓은 특히 중고거래 서비스를 기반으로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당근마켓은 이웃 간 중고거래뿐만 아니라 동네 맛집이나 병원 등 지역 정보와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소상공인들과 주민들을 연결해주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당근마켓의 계획이다. 당근마켓의 수익 구조 역시 지역 커뮤니티에 기반을 두고 있다. 대기업 광고가 아닌 지역 중소 업체들 광고로만 수익을 내고 있다.
◇ 네이버, 당근마켓 겨냥…롯데는 '중고 시장' 진출
당근마켓이 이처럼 중고거래는 물론 지역 기반 플랫폼 시장까지 키워나가자, 네이버나 롯데 등 대기업들도 속속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네이버 카페를 통해 '이웃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관심 지역'을 설정하면 주변 '지역 기반 카페'의 소식을 모아 보여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지난달 말에는 동네 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이웃톡'을 출시했다. 이웃톡은 이웃들과의 소통은 물론 중고거래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근마켓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직접 겨냥한 서비스로 여겨진다.
롯데의 경우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중고나라' 인수에 참여해 주목받기도 했다. 유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가 중고나라 지분 95%가량을 인수하는 데 롯데쇼핑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중고나라는 거래액 기준으로 온라인 중고거래 업계 1위 업체다. 일단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지만 향후 최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기존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며 "일단 당근마켓이 시장을 선점하는 모양새이지만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만큼 점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