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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뺏긴 안다르, '2등 따라하기' 나선 까닭

  • 2021.04.20(화) 08:18

젝시믹스, 초고속 성장으로 레깅스 업계 1위 등극
안다르, 수익성 개선 필요…전략 변경은 '글쎄'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젝시믹스가 국내 레깅스 업계 1위 안다르를 제쳤다. 자사몰을 통해 소비자에 직접 판매하는 D2C 전략을 통해서다. 이에 안다르는 D2C 선두 기업 에코마케팅과 협력에 나섰다. 젝시믹스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상장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시장 성장이 정체된 만큼 신중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젝시믹스, '폭풍 성장'…업계 1위 등극

지난해 젝시믹스는 론칭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1094억 원, 영업이익은 108억 원이었다. 안다르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다. 그 덕에 젝시믹스의 운영사인 브랜드엑스도 성장했다. 브랜드엑스의 지난해 매출은 1398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118% 늘었다. 영업이익은 84억 원을 기록했다. 비록 영업이익이 마케팅 비용 증가, 신사업 투자 등으로 전년 대비 5% 줄었지만 브랜드엑스는 젝시믹스의 성장을 통해 호실적을 거뒀다.

반면 안다르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안다르의 지난해 매출은 760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89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적자다. 한때 업계 1위였던 안다르는 젝시믹스에게 추월당한데 이어 이제는 업계 3위 뮬라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뮬라의 지난해 매출은 4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그래프=김용민 기자 kym5380@

브랜드엑스는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는 D2C 전략으로 젝시믹스를 성장시켰다. 자사몰로 고객을 유입시키고 이들과 소통하며 시장을 키웠다. 실제로 젝시믹스 전체 매출 대비 자사몰 매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이런 전략은 사업 영역 확장에도 도움이 됐다. '젝시믹스 코스메틱'은 자사몰 고객 대상 설문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하고 론칭한 브랜드다. 마케팅도 인스타그램 등 채널 중심으로 운영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안다르의 전략은 젝시믹스와 달랐다. 안다르는 론칭 초기부터 유명 요가강사였던 신애련 대표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해 브랜드를 빠르게 알렸다. 이후 다양한 채널에 제품을 유통시키며 시장을 키웠다. 이는 지난 2019년까지 안다르가 업계 선두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지난 해 초 이런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안다르는 직장 내 성희롱을 폭로한 직원을 부당해고했다는 의혹을 샀다. 신 대표는 사건 직후 '정당한 해고'였다는 입장을 내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추가 폭로가 이어지자 결국 사과문을 게시했다. 안다르의 이런 행동은 신 대표에 열광하던 안다르의 핵심 소비층인 2030세대 여성이 등을 돌리는 원인이 됐다. 이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 젝시믹스 벤치마킹 나선 안다르…결과는?

결국 안다르는 D2C 전문업체 에코마케팅과 손을 잡았다. 젝시믹스가 D2C로 성공을 거둔 것에서 착안한 전략이다. 신 대표와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는 상호 4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이어 안다르는 박효영 에코마케팅 CMO(최고마케팅책임자)를 공동 대표로 선임했다. 신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제품 개발에 집중키로 했다. 사실상 사업 운영 전반을 에코마케팅에 맡긴 셈이다.

안다르는 향후 젝시믹스와 비슷한 D2C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마케팅이 관련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에코마케팅은 2017년 미니 안마기기 '클럭' 제조사 데일리앤코를 인수하고, D2C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인수 당시 50억 원이었던 데일리앤코의 매출은 3년만에 1000억 원 대로 뛰었다. 안다르에도 데일리앤코와 비슷한 마케팅전략이 적용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안다르는 에코마케팅의 힘을 빌려 상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안다르는 당초 상장을 공언해 왔지만 시기와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투자금을 유치하며 브랜드 확장에 힘썼다. 손해를 보면서도 '라이프 파지티브 스튜디오' 등 오프라인 공간을 열며 이미지 강화에도 나섰다. 시장 지배력을 바탕에 둔 전략이었다. 하지만 젝시믹스가 성장하며 시장을 잠식했다. 다급해진 안다르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에코마케팅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안다르는 젝시믹스와 비슷한 D2C 기업으로 변신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안다르

하지만 업계에서는 안다르의 전략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레깅스 시장 상황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3년 4345억 원 규모였던 국내 레깅스 시장은 지난해 7154억 원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는 2021년 7226억 원, 2022년 7238억 원 수준으로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이야기다.

가격대별 경쟁사도 늘어나고 있다. 저가 시장에서는 '탑텐' 등 SPA브랜드가 레깅스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 등 대기업 계열 브랜드의 시장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중급 제품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기존 레깅스 업체들을 위협할 수 있는 후보들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외국산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다. 레깅스계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은 국내 총 9개 매장 중 절반 이상을 지난 2년 사이 오픈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초의 지방 매장인 신세계 센텀시티점도 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방식을 급히 바꾸거나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전문가는 "안다르는 대표 개인 이미지에 의존하는 전략적 한계를 체감하고 마케팅 방향을 바꿨지만, 시장 상황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보다 신중히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시장을 다시 빼앗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장을 위해서는 수익성을 개선하고,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는 시장에서 균형 잡힌 사업 전략을 도출하지 못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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