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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는 왜 '치킨'을 좋아할까

  • 2021.05.12(수) 16:58

성장 가능성·수익성 높아…시장 진입도 쉬워
과도한 오너 집중으로 전문성 결여…효율화 수월

사모펀드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인수가 이어지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사모펀드의 치킨 프랜차이즈 사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2년간 3곳의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사모펀드가 치킨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것은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상위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비교적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영 효율화도 수월한 만큼 밸류업 후 재매각을 추진하는 사모펀드에게 치킨 프랜차이즈가 제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2년 새 3개 치킨 프랜차이즈 손에 넣어

최근 2년 사이 사모펀드가 치킨 프랜차이즈를 인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 운영사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지분 57%를 1973억 원에 인수했다. 케이엘앤은 맘스터치 인수 직후 비인기 버거 메뉴를 정리하고 치킨과 고급 메뉴에 힘을 실었다. 이를 반영한 신규 BI(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선보였다.

매년 손실을 내던 화덕피자 전문점 붐바타 사업은 축소시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신규 매장을 오픈하며 확장에도 나섰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인위적 구조조정을 우려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며 소비자들에게도 비판받았다. 주인이 바뀐 후 그동안 맘스터치가 전면에 내세웠던 '가성비'가 희석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맘스터치는 케이엘앤파트너스 인수 첫 해 호실적을 거뒀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지만 인수 첫 해의 성과는 좋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매출 2860억 원, 영업이익 26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8.7% 늘었다. 가맹점 수도 늘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에만 72개의 매장이 순증하며 총 1314개 매장을 보유한 거대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1년을 끌어온 노사 갈등도 최근 봉합 단계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맘스터치의 성공 사례에 주목한 여타 사모펀드의 시장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해 10월 '노랑통닭'을 운영하는 노랑푸드의 지분 100%를 700억 원에 인수했다. 노랑통닭은 현재 매장 수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15위권의 브랜드다. 

큐캐피탈은 2019년 BBQ 운영사 제너시스비비큐가 발행한 교환사채를 600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 교환사채는 경영 성과가 부진할 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만일 BBQ가 부진한 실적을 거둔다면 큐캐피탈이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이외에도 올해 들어 유니슨캐피탈이 수제버거 브랜드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와 손잡고 '효도치킨'을 인수하는 등 사모펀드가 연이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 시장 기회 많고 경영 효율화도 수월

사모펀드가 치킨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치킨 시장이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운영을 통해 비교적 쉽게 기업 규모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인수 후 경영 효율화를 통해 가치를 올리고 이를 다시 매각해 차익을 얻는 사모펀드의 사업 구조에 딱 들어맞는 사업이라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2만 5471개였다.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언뜻 보기에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처럼 보이는 수치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업계 상위 기업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신규 브랜드도 39개나 등장하며 시장에 활기가 돌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액은 4476억 원, 영업이익은 410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1%, 영업이익은 4% 늘었다. 2위 bhc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26.0% 증가한 400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1300억 원이었다. BBQ는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제너시스비비큐는 지난해 매출액 334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8%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19% 증가한 531억 원이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시장 상위 기업의 점유율이 비교적 낮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이는 치킨 시장에 아직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4.2㎏이었다. 1980년에 비해 7배 가까이 늘어나며 육류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1인당 연간 50㎏의 닭고기를 소비하는 미국, 30㎏을 소비하는 일본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추후 닭고기 소비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치킨 시장은 상위 기업의 시장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사모펀드가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로 꼽힌다. 공정위 가맹정보시스템 기준 2019년 BBQ·교촌·bhc·처갓집·페리카나 등 상위 5개 브랜드의 매장 수 점유율은 25.7%였다. 카페·빵집·아이스크림 등 타 외식업은 상위 사업자들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어느 정도 인지도와 가맹점 규모를 갖춘 프랜차이즈에 투자한다면 타 업종에 비해 단기간에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운영 방식도 사모펀드가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대부분 프랜차이즈는 오너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1개의 매장이 단기간에 대규모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철저한 오너 중심 체제여서 가능한 일이다. 반대로 전문경영인 등 체계적 경영 시스템이 갖춰지기 어렵다. 사모펀드가 진입해 이러한 구조를 개선한다면 비용 통제 등 내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매출이 크게 성장하지 않더라도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프랜차이즈 기업은 오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오너의 직관에 따라 의사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관리 측면에서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체계적 관리 시스템만 적용해도 수익성이 높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고, 시장도 성장세라 사업 성공 가능성도 비교적 높다.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에게 프랜차이즈는 가장 잘 어울리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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