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교촌치킨이 정식 오픈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교촌필방' 팝업스토어는 붓을 파는 가게라는 뜻의 '필방'이라는 명칭 그대로 '붓'으로 가득했다. 출입구부터 건물 외벽, 내부 인테리어, 장식품 등 모든 공간이 붓으로 꾸며졌다. 교촌만의 고집스러운 소스 도포 방식을 강조하고 20대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교촌의 붓질 '고집'
교촌필방은 약 397㎡(120평) 규모의 대형 팝업스토어로 이태원역 4번출구 앞에 들어섰다. 교촌필방 출입구에는 '문고리' 역할을 하는 커다란 붓이 걸려있었다. 이 붓을 잡아당기자 출입문이 열렸다. 건물 외벽 디자인에도 입체감 있는 붓질 모양의 기법이 적용됐다.
내부는 '붓'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인테리어가 이목을 끌었다. 벽면은 붓질 패턴과 옻칠로 마감한 한지 디자인이 적용됐다. 매장 한 가운데 설치된 대형 자개 붓은 박경수 무형문화재 장인이 직접 제작했다. 곳곳에 전시된 다양한 모형의 붓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진상범 교촌 특수사업본부장은 "교촌만의 붓을 알려왔지만 고객들이 잘 모른다"면서 "(그래서) 대형 자개 붓을 크게 걸었다"고 말했다.
교촌은 붓을 이용한 소스 도포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붓 소스 도포 방식은 조각 하나 하나에 붓질로 소스를 바르는 방식이다. 재료 전체를 한 번에 버무리는 일반적인 양념치킨과 대조되는 교촌만의 정체성인 것이다. 소스를 붓으로 바르는 이유는 소스가 육질에 잘 스며들게 하고 양념치킨의 바삭한 튀김 옷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교촌은 효율이 떨어지는 붓질을 고집하며 맛을 지키고 있다. 지난 3월 가격인상 논란이 있을 때는 붓 소스 도포방식으로 가맹점 인력 소모가 크다는 이유를 대기도 했다.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교촌필방의 모티브가 된 붓질은 한결같은 맛과 품질을 지키기 위한 교촌의 조리 원칙"이라며 "이곳을 통해 교촌의 제품 철학과 새로운 식문화 경험을 고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치마카세'에 교촌 수제맥주
팝업스토어는 맛에도 공을 들였다. 교촌필방 메뉴는 다른 매장에서 맛볼 수 없는 △필방 시그니처 플래터 △필방 콤보 플래터 △필방 스페셜 치킨 △살살후라이드 △본초치킨 등으로 차별점을 뒀다. 치마카세(치킨+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곳은 닭의 특수부위(물렁뼈·목살·간 등)를 활용한 프리미엄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는 맥주바도 마련됐다. 이곳은 교촌 문베어 수제맥주 공장에서 직접 제조한 라거맥주 '1991'와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를 포함한 6종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다. 산토리 가쿠빈을 활용한 하이볼 2종과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8도'도 판다.
진 본부장은 왜 이태원 상권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교촌은 30대가 강력한 고객층으로 형성돼 있고, 20대 고객층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태원은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DJ존에서는 다양한 공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젊은 층들이 좋아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