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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줄었다…교촌치킨의 고민

  • 2023.08.25(금) 07:30

교촌에프앤비, 2분기 매출 20%대 감소
4월 가격 인상 이후 매출 급감한 영향

그래픽=비즈워치

K-치킨의 대명사 교촌치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0년 넘게 지켜온 국내 치킨 브랜드 1위를 bhc에 내준 데 이어 올해엔 매출까지 꺾이고 있다. 경쟁사가 발빠르게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으로 점유율을 늘리는 가운데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기존 고객들의 발길도 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올리자 매출 23%↓

교촌에프앤비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0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200% 이상 늘었지만, 부진했던 작년 2분기 영업이익(9억원)과 견준 기저효과다. 올해 2분기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률은 3.2%에 머물렀다.

매출은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11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이 100억원 이상 감소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로 배달 시장 호황의 효과를 누렸던 성장분을 모두 반납한 셈이다.

2분기 부진한 실적이 더 눈에 띄는 건 교촌치킨이 지난 4월 초 주요 메뉴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당시 교촌치킨은 간장 오리지날과 허니콤보 등 대부분의 메뉴 가격을 최대 3000원 인상했다. 

교촌 매출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일반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판매량이 줄더라도 매출은 늘어난다. 가격 인상으로 떠나는 소비자보다 인상된 가격을 받아들이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하지만 수 차례 가격을 인상한 교촌치킨이 또 선제 인상에 나서자 본격적인 고객 이탈이 일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의 경우 먼저 가격을 올리는 기업, 인상폭이 큰 기업들에 불만이 집중되게 마련"이라며 "교촌치킨은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리면서 인상폭도 3000원으로 컸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는 치킨업계…교촌은?

교촌치킨이 업계 1위 자리를 10년 넘게 지킬 수 있었던 건 교촌치킨 고유의 맛 덕분이었다. 교촌치킨을 업계 1위로 올려세운 간장 치킨과 허니콤보는 카피 메뉴가 넘쳐나는 치킨업계에서도 경쟁 브랜드들이 쉽사리 따라하지 못하는, '대체재가 없는 맛'이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교촌치킨을 누르고 업계 1위로 올라선 bhc는 매년 2개의 신제품 치킨을 출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2012년 뿌링클의 대성공 이후에도 맛초킹, 골드킹 등의 신제품을 '톱 5' 내에 올렸다. 최근 출시한 '마법클'은 출시 2주 만에 전체 주문량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신메뉴를 통해 신규 고객을 유입하겠다는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반면 교촌치킨의 최신 히트작은 2010년 출시된 허니콤보다.

BHC 교촌 매출 비교/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교촌에프앤비는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3년 만에 복귀했다. 이후 교촌치킨은 4월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지난 6월에는 오마카세 콘셉트의 매장인 '교촌필방'을 오픈했다. 이달 초엔 대만 시장에 진출, 1호점을 열었다. 연내 캐나다 진출도 계획돼 있다. 신사업·신시장 개척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신호다. 업계에선 강 회장이 본업인 치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지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비싼 치킨'으로 인식되는 교촌치킨 대신 저렴한 치킨으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같다"며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면 '가격 값'을 하는 제품으로 만족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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