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이 유명 디자이너 '잉카 일로리'와 손잡고 준비한 아트 전시를 공개했다. MCM의 자투리 자재들을 재활용한 작품들을 통해 지속가능성과 환경 이슈를 전면에서 다뤘다. 최근 명품 브랜드들의 마케팅 트렌드인 예술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도 '아트' 해 볼까
MCM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MCM HAUS(엠씨엠 하우스)에서 '공감과 상생'을 주제로 디자이너 '잉카 일로리'와 협업한 아트 전시 개최 기념 간담회를 열었다. 잉카 일로리는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디자이너이자 작가다. 그는 아프리카 특유의 감각적인 예술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건축 및 공간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름을 알려왔다.
MCM은 이번 협업 프로젝트에서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을 강조했다. MCM HAUS 1층에는 MCM의 '업사이클 프로젝트'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잉카 일로리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MCM 의자 컬렉션으로, 런던에서 버려진 의자를 수집해 MCM의 비세토스 패턴을 입혔다.
MCM HAUS 3층은 일로리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한 작품 컬렉션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서로 대화하는 듯한 구도로 배치된 10개의 작품들은 일로리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문화, 가족, 유산이라는 공동 주제를 담았다.
MCM은 앞서 '2024 봄-여름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에서도 친환경, 예술과의 협업을 강조한 바 있다. 음악·미술과 협업한 컬렉션을 공개하는가 하면 소가죽이나 양가죽 대신 비건 가죽을 사용한 리사이클링 제품을 강화하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MCM도 '아트' 하는 이유
아트 마케팅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최근 트렌드다. 샤넬, 디올, 프라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자사 브랜드와 전시를 접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전시 형식을 통해 브랜드 철학을 소비자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상품과의 협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샤넬코리아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예올 북촌가에서 ‘2023 예올×샤넬 프로젝트’ 전시를 진행했고, 이달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연계한 전시도 예정돼 있다. 프라다는 이달 5~6일 인사동 복합문화공간 ‘코트’에서 ‘프라다 모드’ 전시를 연다. 디올도 지난 2일부터 성수동 매장에서 작가들이 대표 제품을 재해석한 '레이디 디올 셀러브레이션' 전시회를 열고 있다.
현재 MCM에는 반등이 필요하다. MCM은 지난 2005년 성주그룹이 인수한 뒤 201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사정은 좋지 않다. 지난해 MCM을 운영하는 성주디앤디의 매출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145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618억원에서에서 1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디올, 생로랑, 고야드 등의 대형 명품 브랜드들이 블랙핑크, 수지 등의 유명 연예인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기용해 지속적으로 국내에서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면서 '준명품'에 속하는 MCM은 입지가 애매해진 상태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집중하고 있는 아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사빈 브루너 MCM 브랜드 및 상업 담당 임원(GBCO)은 "과거 세대가 올드한 명품을 좋아했다면 최근 세대는 새로운 의미의 명품을 찾기 시작했다"며 "가치 있는 것과 새로운 이야기, 색다른 가격대를 원하는 MZ세대와 디지털 노마드를 위해 더욱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