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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요즘 '머·트·발'에서 명품 사나요

  • 2023.03.14(화) 07:19

감소하는 명품 플랫폼 이용자 수
백화점 온라인몰에 이커머스까지
해외여행 증가에 면세점도 기지개

명품 플랫폼이 흔들리고 있다. 엔데믹으로 비대면 소비 특수가 사라진 데다, 백화점 온라인몰, 이커머스의 공세까지 거세진 탓이다. 가품 논란에 플랫폼 신뢰도를 잃어버린 점도 뼈아팠다. 전망도 먹구름이 가득하다. 해외여행 증가로 면세점이 다시 명품 주요 판매처로 살아나고 있다. 명품 플랫폼이 악재를 뛰어넘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물음표가 달리는 이유다.

휘청이는 '머·트·발'

14일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국내 명품 커머스 플랫폼(트렌비·발란·머스트잇·오케이몰)의 지난 1월 이용자 수 합계는 86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업계의 이용자 수는 지난해 11월 100만 명, 12월 90만 명 등 4달 연속 감소세다. 모바일인덱스의 지난해 1월 MAU(월간활성화 이용자수) 관련 집계에서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명품 플랫폼 사용자 수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업계 3대장으로 꼽히는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 모두 지난해 대비 사용자가 감소했다. 트렌비는 48만 명에서 34만 명으로 줄었다. 발란은 43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머스트잇은 23만 명에서 16만 명, 오케이몰 역시 15만 명에서 11만 명으로 앱 이용자가 급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이들이 사용자와 거래액을 크게 늘려온 점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명품 플랫폼 이용자 수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명품에 몰렸던 보복소비 효과가 분산되고 있다. 면세점 등 명품 판매처도 다양해졌다. 특히 명품 플랫폼 자체의 신뢰도 하락 문제도 있었다. 오픈마켓, 병행수입으로 판매되는 상품에 위조품이 발견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졌다. 과도한 반품비와 복잡한 반품 과정 등 서비스도 문제였다. 

전통 강자의 재림

백화점 온라인몰, 이커머스가 명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직격타였다. 11번가는 최근 명품 전문관 '우아럭스(OOAh luxe)'를 선보였다. ‘럭셔리 부티크 형태로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컨템포러리 브랜드까지 총 1000여 개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구매한 상품이 가품일 경우 100% 환불에 100% 포인트 지급까지 200% 보상제를 내세워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롯데온의 버티컬 서비스 '온앤더럭셔리'는 유럽 현지에서 직매입한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각 상품은 물류센터 입고 후 100% 전수 검사를 진행해 상품 신뢰도를 높였다. SSG닷컴 역시 명품 전문관 'SSG 럭셔리'를 통해 명품 판매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달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의 공식 스토어를 열고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뷰티 전문관을 개설하기도 했다. 

이들은 신뢰도와 서비스를 높여 기존 명품 플랫폼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롯데온과 SSG닷컴은 각각 명품 판매의 '대부'인 백화점을 등에 업고 있다. 서비스는 물론 신뢰도에서도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기존의 명품 플랫폼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한파 이어질 듯

물론 명품 플랫폼들도 대비에 나서고 있다. 관건은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는 일이다. 발란은 이달 1일부터 판매 상품의 사전 검수 기준을 대폭 강화한 '발란 케어 플러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품 논란 발생 시 무조건 200% 선보상해주는 서비스도 내놨다. 트렌비와 머스트잇도 상품 검증제도를 대폭 강화하고 가품에 대한 여러 보상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명품 구매 패턴의 과거 회귀가 뚜렷하다. 명품은 일반 소비재와 다르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매장 서비스를 누리며 사고 싶은 심리가 강하다. 엔데믹으로 비대면 소비 특수는 사라진 지 오래다. 닫혔던 하늘길도 열리고 있다. 과거 면세점에 들러 명품을 사오는 것은 해외여행의 필수 코스였다. 전통적 명품 채널의 입지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내국인 면세점 매출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 면세점을 이용한 내국인은 60만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1월 119만 명으로 두 배 가량 올랐다. 면세점이 내국인에게 거둔 매출 또한 지난해 1월 848억원이었는데 1월에는 2010억원으로 급증했다. 하늘길이 자유로워지면서 면세점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명품 플랫폼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면서 "경기침체로 명품의 수요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품 플랫폼 입장에서는 기존 충성 고객 유지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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