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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롯데 DNA' 심는 신동빈…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출격

  • 2023.09.21(목) 12:01

베트남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가봤더니
쇼핑몰·영화관·마트 등 롯데 역량 총집합
"베트남 新랜드마크…남방진출 본격화"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하노이=한전진 기자] 롯데그룹의 '남방진출' 전초기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점이 베일을 벗었다. 첫 착공부터 개점까지 13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쇼핑몰, 마트,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롯데의 총 역량을 한데 모은 초대형 상업 복합단지다. 

하노이는 아직 복합쇼핑몰의 강자가 없는 무주공산으로 꼽힌다. 인근 현지 경쟁사 빈컴, 일본 이온그룹의 이온몰이 있지만 MD(엠디, merchandiser) 구성 자체가 비교 불가라는 게 롯데의 자신감이다. 롯데는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시작으로 베트남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영업익 1조 달성 '마중물'

"롯데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동남아시아 쇼핑 1번지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롯데쇼핑이 2026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기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HQ 총괄대표 부회장(롯데쇼핑 대표이사)는 지난 2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미디어 투어 사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베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라며 "미래 지향형 마트, 프리미엄 시네마 등 기존 베트남에선 볼 수 없던 새로운 시설들로 채워진 곳"이라고 소개했다.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지난 2020년 3월에 착공해 총사업비 80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연면적 약 35만 4,000㎡(약 10만7000평) 규모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28일 프리 오픈했다. 이후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22일 그랜드 오픈한다.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베트남 최대 호수이자 주요 관광지인 서호(西湖) 인근에 위치했다. 

서호는 소득 수준이 높은 인구가 밀집한 도심 지역이다. 마치 한국 강남의 잠실과 같은 곳이다. 주변으로 신도시인 시푸트라 및 넛떤, 외교 단지 등이 한창 개발 중이다. 향후 10년 안에 하노이의 최대 중심업무지구(CBD)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조감도. /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김준영 롯데프라퍼티스하노이 법인장은 웨스트레이크점의 강점으로 △쇼핑몰의 우수한 MD 구성 △가족 단위 고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 △자연과 조화되는 쇼핑 및 숙박 환경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활용한 디자인 연출 등을 꼽았다. 그는 "고객 체험 콘텐츠를 넣는 공간 차별화는 기존 현지 시장에 없던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노이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직 경쟁이 덜한 블루오션이라는 설명이다. 호치민은 일본의 '다카시마야 백화점', 대만의 '크레센트몰', 싱가포르의 '비보시티' 등 해외 경쟁사가 즐비하다. 반면 하노이는 빈컴, 이온몰 정도가 경쟁자로 꼽힌다. 김 법인장은 "MD나 콘셉트에서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와 비견될 만한 곳은 없다"고 자신했다.

심혈을 기울인 롯데 'MD파워'

브리핑 이후 투어도 진행됐다. 내부 조형물부터 눈을 휘어잡는다. 대형 유리로 된 대형 천장을 설치해 자연 채광을 극대화했다. 쇼핑몰 중앙과 좌우 양측 총 3곳의 보이드(Void)가 있어 쇼핑몰 내부 1층까지 자연 채광을 제공한다. 매장 설명에 나선 최용현 롯데몰 웨스트 레이크 점장은 "시각적인 공간감과 시원함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 각 층마다 차별화된 테마를 갖고 있다. 각 층마다 각기 다른 여행지를 여행하는 인상을 준다. 1층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인플루언서 에비뉴', 2층은 젊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플레이그라운드' 테마다. 3층은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등 가족 친화형 테마 '패밀리 원더랜드', 4층은 영화관 등 문화 체험 공간인 '크리에이티브 파크'로 구성했다. 5층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 '키즈 판타지아' 테마로 꾸며졌다. 

웨스트레이크 쇼핑몰에는 총 233개의 매장이 입점했다. 이 중 85개 매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특화 매장이다. 3층과 4층에 집중된 식음료(F&B) 매장이 대표적이다. 베트남 현지의 맛집을 모은 '더 푸드홀'과 한국 전문 식당가 'K-플레이버' 등이 들어섰다. 최 점장은 "프리 오픈부터 줄이 늘어설 만큼 젊은 고객의 방문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젊은 가족 잡아라

가족 고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도 강점이다. 베트남은 청년 인구가 많아 젊은 가족 단위 고객 비중이 많다. 아이에 대한 학구열도 높다. 특히 어린이 실내 놀이터 '챔피언1250'은 시범 운영 첫날부터 많은 인파를 불러모았다.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도 사전 멤버십 모집 시작 3일 만에 가입자가 1000명이 넘어섰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초대형 복합 문화 공간도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다. 4층에 약 4500㎡(약 1400평) 규모로 들어섰다. 서점, 갤러리, DIY공방, 문화센터, 카페 등을 입점시켰다. 최 점장은 "'TAT골프'는 베트남 최대 규모의 골프 편집 매장"이라며 "골프 용품 판매는 물론 장비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시타실과 퍼팅존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롯데시네마 웨스트레이크관이 총 9개관 1007석 규모로 4층에 자리했다. 프리미엄 상영관 '샤롯데'와 '리클라이너' 특화관이 각 2개관씩 마련됐다. 지난 7월말 오픈해 오픈 후 50여일 동안 약 7만명의 관람객이 입장했다. 옥상에는 야외 옥상 정원인 '스카이파크'로 꾸며졌다. 서호를 비롯해 주변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롯데, 남방진출 본격화 

롯데는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발판으로 남방정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약 1억 명의 인구를 가진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32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국가다. 특히 중산층의 비율이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이다. 아울러 태국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인접국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롯데쇼핑은 이달 기준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총 69개의 해외 점포를 열고 있다. 백화점이 4개점(베트남 3개점·인도네시아 1개점), 마트는 65개점(베트남 16개점, 인도네시아 49개점)을 운영 중이다. 핵심은 베트남이다. 김 법인장은 "향후 5년 안에 호치민 등에 출점을 할 계획"이라며 "복합몰이 아닌 새로운 업태가 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한편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오는 22일 오픈 기념식을 연다. 이 자리에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참석한다. 신 회장은 이번 베트남 방문 일정 동안 현지 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베트남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롯데의 베트남 사업 강화 방안도 모색한다. 아울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지지도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김상현 부회장은 "임직원들이 같은 목표를 갖고 한마음으로 힘쓴 덕분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그랜드 오픈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한국 대표 기업으로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통해 베트남 현지 고객들과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쇼핑 문화를 알리고, 아시아 넘버원 리테일러로의 여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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