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르포]"K푸드 그 이상!"…롯데마트, 베트남서 '핫플'된 사연

  • 2023.09.21(목) 12:05

베트남 '최대 그로서리' 전문 매장
롯데 노하우에 베트남 식문화 접목
보틀벙커로 주류 트렌드 선점 노려

롯데마트 웨스트하노이 즉석 식품 매대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하노이=한전진 기자] 지난 2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롯데마트 웨스트레이크점. 즉석 식품 코너인 '요리하다 키친'에서는 김밥, 닭강정 등 한국 대표 음식을 구입하는 베트남 주부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곳에서 만난 박창열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장은 "한국 음식이 워낙 인기인 데다, 조리 과정을 볼 수 있는 개방형 주방으로 현지인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베트남 최대 그로서리(식료품) 전문 매장을 열고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낸다. 오는 22일 정식 개점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지하 1층에 16번째 신규 점포를 내면서다. 웨스트레이크점의 핵심 전략은 한국과 베트남 문화의 융합이다. 롯데마트의 선진 유통 노하우에 베트남 식문화를 접목시켜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다. 

면적 90%가 '그로서리'

웨스트레이크점 매장에 들어서면 4300㎡(약 1300평) 규모의 식료품 매장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한국 롯데마트 서울역점(약 1460평)에 버금가는 면적이다. 웨스트레이크점은 면적의 약 90%를 그로서리 매장으로 구성했다. 조리 식품 특화 매장 '요리하다 키친'과 베트남에서 구입하기 힘든 한국 과일 등을 전진 배치한 신선매장이 대표적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요리하다 키친'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고객으로 붐볐다. 매대선 떡볶이, 치킨 등 50여 종의 한국 대표 메뉴뿐 아니라 베트남 요리, 초밥 등 제품도 팔고 있다. 구매 후 곧바로 취식할 수 있는 140석 규모의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 박 법인장은 "한국은 델리카 등 즉석식품 매출 구성비가 5% 이내인 반면 베트남은 외식 문화가 발달해 7% 정도"라며 "특히 웨스트레이크점은 18.6%까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신선 매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샤인머스켓 등 한국 직소싱 과일이다. 이 덕에 동남아 과일이 위주인 여타 대형마트 대비 경쟁력이 높다. 축산 매장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은 소보다는 돼지고기 소비가 많다. 웨스트레이크점은 역으로 블랙 앵거스, 와규 등 호주산 프리미엄 품종을 신규 도입했다. 베트남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소고기 소비도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해서다. 최근 한국에서 인기인 연어도 대표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K푸드' 본연의 맛 구현

전반적으로 웨스트레이크점은 한국 마트의 성공 공식을 따랐다. 다만 자세히 보면 곳곳에 베트남 식문화도 녹아있다. 웨스트레이크점은 축·수산 상품을 덩어리째 진열·판매한다. 고기를 삶아 요리하는 일이 많아서다. 한국처럼 부위별로 먹는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대신 롯데마트는 손질 서비스를 내놓으며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박창열 롯데마트 베트남법인 부문장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이를 위해 롯데마트는 웨스트레이크 개점 전부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한국에서 축·수산 전문 직원들을 파견해 현지 직원들에게 육류·수산물 손질 기술을 전수 중이다. 베트남 FIL(Food Innovation Lab) 셰프 5명을 한국으로 초청해 상품 개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K푸드의 본연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함이다. '요리하다 키친' K푸드는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에서 개발한 레시피가 적용된 상품이다.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문을 연 웨스트레이크점은 개점 이틀 만에 일평균 방문자가 약 2만명에 달하는 등 베트남 16개 롯데마트 중 최상위권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이는 베트남의 다른 롯데마트 매장 주말 평균 방문자 수의 2배가 넘는 숫자다. 박 법인장은 "지난 주말 김밥만 1000줄 이상 생산했고 떡볶이와 닭강정 모두 완판됐다"며 "K푸드와 신선식품의 선전으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주류 트렌드 '선점' 노린다

웨스트레이크점은 다음 스텝으로 주류를 점찍고 있다. 베트남은 청년층이 두터운 국가다. 이 때문에 한국보다 빠르게 식음 트렌드가 발달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와인·위스키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특히 베트남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 경험으로 와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온 국가다. 

롯데마트가 운영중인 웨스트레이크 보틀벙커의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롯데마트의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1층에 800㎡(약 230평) 규모로 들어섰다. 보틀벙커의 첫 해외 진출이자 베트남 최초 메가 와인숍이다. 웨스트레이크점 보틀벙커는 와인, 위스키, 브랜디, 한국·베트남 전통주 등 총 3500여 종의 주류를 갖추고 있다. 보틀벙커의 무기는 한국에서 쌓아온 운영 노하우와 전문성이다. 이를 기반으로 베트남 주류 트렌드를 선도하고 선점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웨스트레이크점 보틀벙커에는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테이스팅탭'이 도입됐다. 카드에 현금을 충전한 뒤 테이스팅 기계에 직접 결제하면 와인을 마실 수 있다. 고객 맞춤 큐레이션 서비스도 내놨다.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서비스들이다. 이처럼 롯데마트는 한국에서의 성공 공식을 베트남에서도 이식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김창용 롯데마트 해외사업본부장은 "웨스트레이크점은 롯데마트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 베트남 최초의 그로서리 전문 매장"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의 다양한 선진 유통 문화를 현지에 접목해 매장을 찾는 베트남 국민과 관광객들에게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K마트를 대표하는 매장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