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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시몬스의 이유있는 고집

  • 2024.08.06(화) 07:00

시몬스 팩토리움, 생산·연구시설 공개
1936개 검사 통과 해야 제품 출고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품질 완벽 체크

시몬스 팩토리움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수면시간은 우리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소비자에게 최상의 수면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1936개의 검사항목을 통과한 제품만 출시합니다."

경기도 이천 모가면에 위치한 '시몬스 팩토리움'. 면적은 7만4505㎡, 축구장 전용면적의 약 10배 크기다. 빨간 벽돌로 둘러싸인 건물 안팎을 보자마자 관리자들의 수고가 뚝뚝 묻어났다. 도로, 건물 내부 등 모든 시설과 공간은 말끔히 정돈된 모습이었다.

시몬스 팩토리움은 매트리스 자체 생산 시스템과 수면 연구 R&D센터 등을 갖춘 한국 시몬스의 전진기지다. '팩토리움(Factorium)'이란 이름은 생산, 제조시설을 뜻하는 '팩토리(Factory)'와 보여준다는 의미의 '리움(Rium)'을 합친 명칭이다. 이곳의 일일 생산량은 600~700조 규모다. 최대 1000조 이상 생산 가능하지만 최상의 품질을 위해 생산 수량을 제한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시몬스 팩토리움은 이름에 걸맞게 국내 침대업계에서 유일하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산·연구시설을 개방해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사전예약 후 방문하면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곳곳을 구경할 수 있다.

시몬스 팩토리움 내 수면연구 R&D센터에선 한국 시몬스 제품이 출시되기까지의 테스트 과정을 볼 수 있다. 검사 항목은 총 1936가지다. 원자재 준비, 선택부터 매트리스 생산 전 과정, 품질테스트·제품 검수 등을 거친다. 이곳엔 41가지의 테스트 기기 및 챔버가 250여 가지의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단 하나의 테스트라도 통과하지 못한 매트리스는 출시하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만드는 과정

1870년 미국 위스콘신주 케노샤에서 창립된 시몬스의 슬로건은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다. 그만큼 내구성이 중요하다. 완성품 테스트실에선 △롤링테스트 △낙하 충격 테스트 △매트리스 진동 테스트 등 3가지를 진행한다.

롤링 테스트는 140㎏의 원통형 롤러를 매트리스 위에서 분당 15회의 속도로 10만번 이상 굴리는 과정이다. 매트리스 원단의 훼손, 내장재가 줄음률, 스프링의 휘어짐· 끊어짐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테스트 중인 매트리스는 롤러가 지나간 다음에도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했다.

장보교 시몬스 문화사업팀 큐레이터는 "미국재료시험협회(ASTM)의 규격 기준은 109㎏인데 한국 시몬스는 140㎏까지 테스트 가능하도록 자체 제작해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롤링 테스트 /사진=김지우 기자 zuzu@

그 다음은 낙하 충격 테스트다. 한국 시몬스가 개발·특허 출원된 탄성 테스트 기계인 '볼링공 낙하 시험기'가 볼링공을 1m 높이에서 포켓스프링에 떨어뜨린다. 시몬스의 포켓스프링 옆에 세워둔 볼링핀 3개는 미동조차 없다. 반면 바로 옆 타사의 매트리스의 경우 동일하게 볼링공을 떨구자 볼링핀이 우르르 넘어졌다.

시몬스 TV광고가 연출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특히 한국 시몬스는 이 과정에서 반발 높이 및 스프링의 흔들림 정도, 진동 확산 여부를 자동 센서로 측정한다.

또 한국 시몬스는 매트리스 진동테스트를 통해 매트리스의 흔들림 정도를 정확한 진동 값으로 측정한다. 이를 위해 시몬스의 특허 장비인 롤러로 사람이 뒤척이는 상황을 재현한다. 마네킹의 등과 엉덩이에 미세한 진동까지 잡아내는 센서 패드를 부착한다. 사람이 구르는 상황을 롤러가 대신한다.

극한의 환경을 설정한 내구성 테스트도 있다. 매트리스의 동일 부분을 수만번 반복해 두드린다. 앞서 언급된 롤러로 뒤척임을 재현하는 것이 미국재료시험협회 규격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면, 한국산업표준 인증 규격에 맞춰 매트리스의 한 부분을 100㎏ 무게로 8만번 이상을 두드려 해당 부분의 손상도를 확인한다. 침대를 사용하다가 스프링이 끊어질 경우 뾰족한 절단 부위가 내장재를 뚫고 올라오는 위험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과정이다.

시중 매트리스 스프링(왼쪽)과 시몬스의 포켓스프링 위에 볼링공을 떨어뜨리는 모습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임철민 시몬스 수면연구R&D센터 차장은 "통상적으로 사람은 침대에서 하루 평균 20~30번을 뒤척인다. (기계가) 한번 구르는 것을 사람의 뒤척임 한번이라고 가정한다"며 "1만번을 두드리면 1년 정도 사용한 상황으로 가정해 내구성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시몬스 팩토리움에선 인공기후실, 감성과학 분석실, 수면상태 분석실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한다. 시몬스는 온도, 습도, 기류 등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챔버에서 침대 연구 전용 써멀 마네킹을 이용해 다양한 수면 환경을 연출한다. 다양한 침실 환경에 따라 개인마다 느끼는 완벽한 수면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각종 테스트를 거친 매트리스가 실제 수면 만족감을 얼마만큼 높여주는지 뇌파를 측정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라돈 사전 예방 철저히

시몬스 팩토리움의 핵심 중 하나는 '라돈·토론 측정실'이다. 6년 전 일부 침대업체의 제품에서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 일자, 한국 시몬스는 발빠르게 한국표준협회에서 라돈 안전 제품 인증을 취득했다. 인증은 매년 갱신한다. 

또 한국 시몬스는 방사능 물질에 대한 규제 기준이 마련되기 전, 민간 기업 최초로 라돈∙토론을 측정하는 분석기기를 갖췄다. 한국표준협회에 제품 전량을 라돈 검사를 받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샘플 검사도 진행한다. 이중 안전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시몬스 '뷰티레스트 1925' 매트리스에 라돈 안전 인증 마크가 붙어있다. /사진=시몬스 침대

주목할 점은 개별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라돈∙토론 방출량을 측정한다는 점이다. 일부 침대업체들이 소재만 라돈 검출 검사를 진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완제품까지 검사를 진행하는 만큼 더 많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시몬스는 이를 감수하고 '안전성'을 위해 이 과정을 고수하고 있다.

임 차장은 "반제품과 완제품 모두에 라돈 검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생산과정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라돈 성분을 꼼꼼히 검출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100주년 맞춰 진화

시몬스는 최근 뷰티레스트 컬렉션 탄생 1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한층 더 진화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제조·생산 최초로 포스코산 경강선에 '바나듐(VANADIUM)' 소재를 적용했다. 시몬스 관계자는 "시몬스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하루종일 20만번 이상 스프링을 위아래로 압축하는 내구성 테스트를 60일 넘게 진행해도 끊어지지 않았다"며 "기존 제품보다 5배 이상 향상된 내구성을 갖췄다"고 말했다.

바나듐은 강철 및 합금 강도와 온도 안정성을 증가시켜 유연성과 탄성, 내구성이 우수한 소재다. 고압과 고온 등 극한 상황도 견디며 항공 엔지니어링 기술에 특수 소재로 두루 활용된다. 여기에 지난 2018년 한국 시몬스는 난연 매트리스를 개발, 올해 관련 제조 공법 특허기술을 공개했다.

바나듐 포켓스프링을 적용한 신제품 ‘뷰티레스트' /사진=시몬스 침대

시몬스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무상 보증기간으로 보여줬다. 시몬스의 포켓스프링 무상 보증기간은 15년이다. 업계 최장 수준이다. 침대의 스프링 무상 보증기간은 제품등급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다. 일부 브랜드의 일반형 침대 스프링 보증기간은 1년 이내다. 

시몬스 관계자는 "지난 1925년 세계 최초로 포켓스프링 제조 기계 특허를 취득하고 침대 대중화를 실현해왔다"며 "향상된 내구성으로 거의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바나듐 포켓스프링을 선보인 만큼 또 한 번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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