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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해외 진출 최종 퍼즐은 '풀필먼트'

  • 2025.07.29(화) 07:20

무신사·에이블리, 풀필먼트 투자…물류 경쟁력↑
K패션 허브로 도약…입점 브랜드 해외 진출 지원
빠르고 정확한 배송…글로벌 고객에 신뢰도 구축

/그래픽=비즈워치

패션 플랫폼 업계가 '물류'를 글로벌 진출 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 입점 셀러(판매자)와 해외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빠른 배송이 곧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중소 K패션 브랜드를 전 세계적으로 알리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돕겠습니다"

과거 중소 K패션 브랜드들은 외부 물류업체에 해외 물량을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통관 절차부터 국제 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류에 대한 전문성이 낮은 만큼 '원스톱' 수출이 가능한 국내외 기업들에게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이는 판매 플랫폼과 물류 시스템이 분리돼 있어 유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판매자의 최대 고민거리인 재고 관리와 분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수급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해외 판매 시 어디에 재고를 가져다 둘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 K패션 브랜드들이 해외 진출을 꺼리는 주된 이유다.

이에 패션 플랫폼 업계는 자체 판매 시스템과 물류를 통합한 '풀필먼트'를 강화하기로 했다. 풀필먼트는 판매자를 대신해 주문부터 반품까지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입점 셀러들이 해외 진출에 겪고 있는 난관을 전방위적으로 해결·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동시에 온라인 쇼핑몰의 경쟁력과 물류 역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무신사 로지스틱스 여주 3센터 도입된 합포장 특화 물류로봇./사진=무신사 제공

무신사와 에이블리가 풀필먼트 강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무신사의 경우 연내 입점 브랜드사에게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브랜드사는 상품에 집중, 물류와 유통은 무신사가 전담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국내 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는 실리콘투와 유사한 전략이다.

에이블리는 이달 서울 성수동에 400평 규모의 '글로벌 풀필먼트 센터'를 준공한다. 국내외 통합으로 운영해온 기존 물류센터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풀필먼트 센터의 공사가 마무리되면 해외로 나가는 물동량은 전부 이곳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운영 개시 시점과 공간 활용 방향 등은 내부 논의를 거쳐 조율 중이다.꿩 먹고 알 먹고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단순한 물류 혁신을 넘어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성과 직결되는 투자 전략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는 2021년 일본 진출 이후 꾸준히 해외 거점 늘리고 있다. 현재는 일본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13개국에서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K패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큰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상하이를 시작으로 연내 2~3개의 오프라인 매장 오픈이 예정돼 있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지난 4월 중국 현지 법인인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했다. 또 내년에는 온라인으로만 운영해오던 일본에 매장을 열고 중동으로도 뻗어나갈 계획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에이블리 역시 물류 기반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서비스 '아무드'가 해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실제로 에이블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아무드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입점 마켓 수와 판매 상품 수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달 말 기준 아무드에 입점한 마켓 수는 1만8000개를 돌파했다. 판매 상품 수도 1년 만에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패션은 회전율과 트렌드 변화가 빠른 산업인 만큼 풀필먼트는 브랜드 신뢰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고객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상품을 받느냐'가 패션 플랫폼의 가치를 결정짓는 기준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한국에서의 쇼핑 경험과 배송 속도를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구현하겠다는 의지가 이번 투자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가 지난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 미디어 간담회에서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윤서영 기자 sy@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패션 플랫폼 업계의 풀필먼트 구축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류를 품은 플랫폼은 셀러에게 해외 진출의 최적화된 파트너, 고객에게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프리미엄 채널'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셀러와 고객 모두를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상품을 사고 팔기 쉬운 플랫폼을 선호했다면 이제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플랫폼이 떠오르고 있다"며 "풀필먼트를 잡는 기업이 글로벌 K패션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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