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신흥 강자인 달바글로벌이 '배당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과거에는 히트 제품이나 매출 성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였다면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 신뢰 확보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주주 환원책이 아닌 '주가 방어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닮은 듯 다르다
달바글로벌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는 기업이 배당 재원을 늘리는 통상적인 방법이다. 달바글로벌 측은 이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며 "자본준비금 감액 규모는 약 274억원으로 해당 금액은 비과세 배당금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에이피알의 사례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에이피알은 지난 7월 임시 주총을 통해 약 1344억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와 동시에 전입한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활용해 '세금 없는' 현금배당(1주당 3590원)도 실시했다. 이 같은 주주 친화적인 행보 덕분에 에이피알은 단기간에 'K뷰티 대장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에이피알과 달바글로벌의 분위기는 다르다. 에이피알이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성과 공유' 차원에서 비과세 배당을 시행했다면, 달바글로벌은 주가 방어를 위한 목적이 강하다는 관측이 많다. 한때 24만원을 넘어섰던 달바글로벌의 주가는 최근 14만원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예상치를 밑돈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2016년 설립 이후 매년 외형 확대를 거듭해왔다. 특히 2022년 1452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2008억원, 지난해에는 309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만 65%에 달한다. 주력인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달바'가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 낸 덕분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 흐름 역시 좋았다. 상반기 매출은 이미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런 매출 증가세와 달리 2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보다 19.2% 하회한 292억원에 그치는 등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성장 자신감
업계에서는 달바글로벌이 남은 하반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마케팅 지출을 확대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 6월 말 기준 달바글로벌은 전체 매출 중 20%(489억원)를 광고선전비로 집행했다. 여기에 향후 3년간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의 3분의 1을 마케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수익성 개선보다 브랜드 확장에 방점이 찍혀 있는 셈이다.
주가 하락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하다. 상장 6개월차인 다음 달에는 달바글로벌 지분 10.7%(129만3136주)의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될 예정이라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잠재 매도 물량(오버행)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단기간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달바글로벌은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오는 2027년까지 연매출 1조원 달성은 물론 해외 매출 비중을 기존 60%에서 70%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최근 화장품 업계 사이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한계에 다다른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다변화'가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달바글로벌은 미국 코스트코, 얼타뷰티 등 북미 핵심 오프라인 채널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포라, 왓슨스 추가 입점도 추진 중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200개 수준인 오프라인 판매처를 1300여 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신흥 시장 개척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달바글로벌은 현재 진출한 북미, 유럽, 러시아, 일본 등 6개국 이외에도 인도, 중동, 남미 등으로의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신흥 시장에서는 'K뷰티 브랜드'를 내세우는 등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재 시장은 이익을 주주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행보가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인식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며 "달바글로벌이 단기 주가 방어 차원을 넘어 신뢰 회복과 브랜드 가치 제고까지 이어가기 위해선 글로벌 사업 확장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향후 실적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