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압박카드를 총동원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키를 쥐고 있는 상표권 문제 해결에 나섰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비쳤다.
금호산업에서 갖고 있는 상표권 문제를 해결해야만 더블스타와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금호타이어가 정상화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해 압박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0일 주주협의회를 열고 이같은 상표권 문제 해결을 위해 금호산업 이사회에 협조요청을 하는 동시에 매각 무산땐 박삼구 회장 등 현 경영진에 책임을 물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했다. 관련기사☞'금호타이어 계약 깨질라' 다급한 채권단
채권단은 "(상표권 문제로)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반드시 현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삼구 회장과 현 경영진이 지난 2010년 워크아웃 이후 8년여간 중국사업 정상화를 추진했으나 실패해 회사가 최악의 경영상황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최근까지로 글로벌 타이어 회사 및 국내 경쟁사는 호황을 지속하는 반면 금호타이어만 유일하게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금호타이어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5년 675억원, 2016년 379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인데다 올해 1분기에도 606억원 적자를 냈다. 경영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 4.2%로 한국타이어 14.2%, 넥센타이어 10.1%와 대조된다.
채권단은 또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금호그룹과의 거래관계 유지를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매각이 무산되고, 또다시 회사의 경영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채권단은 추가적 지원 의사가 없다는 점도 명확히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영악화의 주원인인 중국사업의 근본적 해결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채권단의 추가지원 또는 구조조정 추진의 실익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회사에 대한 지원 여력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더블스타와의 매각 거래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현재 추진중인 6월 만기 도래 채권을 오는 9월말까지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은 차질없이 완료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매각절차를 신속히 종결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며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산업 측은 상표권 사용료율 0.5%를 제시한 이후 0.2% 등의 조건으로 낮춰달라는 채권단의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