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의 운명이 안갯속입니다. MG손보는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받아 다음달 29일까지 당국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부터 자본확충을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새마을금고)가 증자참여를 거부하면서 투자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매각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인데 매각작업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과거 그린손해보험 시절부터 안고 있는 장기보험 불량물건이 상당해 실사 과정에서 무산되는 경우가 많은데다 대주주와 대주단이 별도로 증자와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증자든 매각이든 결국 키(Key)는 새마을금고가 쥐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손실과 매각손실 규모를 두고 마지막까지 셈을 할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됩니다. 새마을금고로서는 어느쪽을 선택하든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 복잡한 MG손보 이해관계자들
MG손보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사모펀드운용사인 자베즈파트너스의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이하 자베즈펀드)’가 보통주 지분 93.93%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보통주 6.07%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있습니다. 그럼에도 새마을금고를 실질적인 대주주로 보는 것은 자베즈펀드의 최대주주가 새마을금고이기 때문입니다.
새마을금고는 한미FTA로 공제보험 규제가 강화되자 손해보험 공제부문을 키우기 위해 민영보험사 인수 작업에 나섰고 그것이 MG손보 전신인 그린손보입니다. 그러나 신규로 자회사를 편입할 수 없는 탓에 직접 출자가 아닌 자베즈펀드를 통한 간접출자 방식으로 인수했고 자베즈펀드 지분을 사들여 MG손보를 실질적으로 지배해 왔습니다. 이후에도 건전성 회복을 위해 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에 참여하며 새마을금고가 MG손보에 투입한 자금은 총 400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자베즈나 새마을금고와 별도로 MG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대주단은 2013년 2월 자베즈파트너스가 MG손보 설립을 위해 그린손보 자산·부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출을 받은 금융기관입니다. 당시 자베즈는 농협은행에서 400억원, 한국증권금융 200억원, 새마을금고 300억원 대출받았습니다. 이들은 MG손보 주식을 담보로 약정서를 작성했고 대주단은 지급여력비율(RBC) 150% 이상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대주단은 MG손보가 지난해 계속해 RBC 150%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말 새마을금고 이사회가 450억원 규모의 MG손보 유상증자를 부결시키자 대출금 회수를 목적으로 지난 3월부터 매각잡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 자본확충 비상..'증자+매각’ 추진
MG손보가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것은 지난 1월말 RBC가 90.3%로 100%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금리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매도가능증권)이 커지면서 가용자본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주요인입니다.
MG손보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가 유일한 방법이라는 분석입니다. MG손보는 이미 오랜기간 적자를 내고 RBC가 150%를 밑돌면서 건물을 비롯해 부실자산 매각을 진행해 왔습니다. 자산과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 등 자구노력을 톻해 2016년 289억원 적자에서 지난해말 5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베즈는 MG손보 유상증자를 추진중입니다. 당초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매각까지 해야할 필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었지만 불확실해진 상황입니다. 단순 재무적투자자(FI) 참여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권철환 자베즈파트너스 대표는 "대주단과는 별개로 자본확충 방안을 찾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재무적투자자만을 찾기가 쉽지 않아 매각을 전제로 한 유상증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투자자 찾기 어려워 매각작업도 난항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매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매각작업도 쉽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과거 부실물건들로 인해 실사 과정에서 투자를 포기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MG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JKL파트너스는 인수 의사를 접었습니다. 이어 오릭스PE와 미래에셋대우가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나오며 상황이 반전되는 듯 했으나 이 역시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릭스PE가 인수금융을 추진하며 테핑(사전 수요조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도 딜 제안을 받아 검토하고 있지만 참여여부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습니다.
◇ 새마을금고, 증자 참여해도 매각해도 손실 '고심'
결국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투자손실과 매각손실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할지가 MG손보 운명을 가를 전망입니다. 새마을금고가 수차례 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음에도 적자가 지속되자 지난해말부터는 MG손보의 유상증자 요청에 묵묵부답입니다. 경영개선계획도 "여러방안을 고민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 상태입니다.
권 대표는 이어 "다만 매각에 따른 손실이 너무 크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증자에 대해 다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