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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 경영전략 바꾼다…'리테일'에서 '내실다지기'로

  • 2019.11.18(월) 18:03

이동빈 행장 취임 후 리테일영업 강조
기업금융 중심에서 개인금융과 균형..수익 개선 성과
"이제는 내실다지기"..저금리 지속·규제강화 대응

리테일(소매금융) 중심의 경영전략을 펼치며 성장세를 이어온 수협은행이 내년 '내실 다지기'로 경영전략을 선회한다.

기업-개인고객의 사업 불균형을 해소했다는 판단과 내년 도입될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중소기업 금융, 저비용성 수신 확대 등을 통해 건전성,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취임 초 기업여신 비중 66%..절반 수준으로 균형 맞춰 

수협은행은 올들어 3분기까지 2339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98억원, 7.8% 가량 줄었지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선방'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향후 수협은행의 연간 순익 추이는 우상향 곡선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수협은행의 연간 순익은 2016년 1816억원에서 2017년 2536억원, 2018년 3010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여왔다. 올해 연간 순익 역시 3000억원 안팎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수협은행이 순익 증가세는 2017년 10월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취임한 이후 리테일 중심의 경영전략을 펼친 결과로 분석된다. 사업포트폴리오에서 기업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수익성이 악화돼 있다는 판단, 리테일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이동빈 행장 취임 직후인 2018년 1분기 수협은행의 기업여신은 17조8694억원, 가계여신은 8조8506억원 수준으로 전체 여신 중 기업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수협은행의 기업여신은 18조5390억원, 가계여신은 12조4988억원으로 기업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59% 수준으로 낮아졌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이동빈 행장 취임 직후 리테일 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여신 뿐만 아니라 거래 고객수도 크게 증가하는 등 영업 저변이 확대됐다"며 "올해 3분기 기준 기업과 개인고객 거래 비중이 5대5 정도로 맞춰지며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이 맞춰 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전략 수정-리테일에서 내실다지기로

이처럼 리테일을 강조하던 수협은행이 전략을 바꿨다.

이동빈 행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 등을 통해 앞으로는 중소기업, 저비용성 예수금 확대, 비이자이익 확대 등을 제시했다. 사업포트폴리오 균형이 맞춰진 만큼 이제는 내실을 탄탄히 할 시점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게 수협은행 관계자들 전언이다.

여기에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새로운 규제를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서야 한다.

이와 관련 내년부터 새로운 예대율 규제가 도입된다. 예대율이란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을 의미하는 지표로 은행은 이를 100% 이내로 맞춰야 한다. 금융사의 과도한 대출영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현재는 예대율 산출 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가중치가 같지만 내년부터는 가계대출의 가중치가 15% 높아지고 기업대출이 15% 낮아진다. 가계대출이 많아질수록 예대율 100%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수협은행의 예대율은 104%수준이다. 그간 가계 여신을 적극적으로 늘려왔기 때문에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적용할 경우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수협은행의 경우 수산해양정책자금을 전담하는 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예대율 규제를 오는 2021년부터 도입하기로 해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수협은행 특성상 다른 은행에 비해 예대율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다른 은행들이 고객 수신 확대와 커버드본드 발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예대율 산정 시 분모가 되는 예수금을 늘릴 수 있지만 수협은행은 커버드본드 발행이 쉽지 않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수협은행의 경우 수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서는 중앙회에서 출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동빈 행장은 최근 경영전략 회의에서 '기존 개인고객의 경우 서비스 질을 높여 거래를 확대하고 앞으로는 중소기업금융에 집중하자'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2년여간 리테일 중심의 경영전략을 통해 고객 저변을 확대한 만큼 앞으로는 신규고객 유치 뿐만 아니라 기존 거래 확대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며 "아울러 중소기업금융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동빈 행장은 이와 함께 저금리 환경에서 수익성 방어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적정마진 대출자산 확보 ▲저비용성 예금 확대 ▲건전성 관리를 통한 여신자산 부실전이 방지 등을 추진해 줄 것을 주문했다.

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핵심 수익지표인 NIM(순이자 마진) 하락이 예상되고 중소기업 금융을 확대할 경우 리스크관리가 필요해 '내실 다지기'에 나서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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