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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누가 '요즘 대세' 간편결제를 째려보는가

  • 2020.10.30(금) 17:08

카드사 "소상공인 우대한다면 간편결제 수수료 개입하라"
간편결제 업체 "플랫폼 영향력 지나친 경계 거둬달라"

현금 없는 시대를 넘어 이젠 카드 없는 시대입니다. 현금이나 카드를 들고 있지 않아도 스마트폰 모바일 앱으로 결제까지 가능합니다. 간편결제 앱을 이용하면 제공되는 리워드도 쏠쏠해 이용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간편결제 업체를 바라보는 카드업계 시각은 착잡합니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수단에 카드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면 돈을 버는 데 문제 없지만 현금을 포인트로 충전해 결제하면 그만큼 카드이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강력한 플랫폼 영향력과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리워드 혜택으로 무장한 간편결제 업체의 영향력이 커지면 결제시장 내 카드사 영향력은 나날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사가 자체 모바일 결제 앱을 출시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대가 안 됩니다.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 등은 자체 플랫폼 쇼핑채널을 활용해 이용객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페이는 최근 자체 쇼핑채널을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로 닫아버렸으니 사실 할말 다한 셈 아닐까요.

그런데 가맹점 시각으로 보니 문제를 풀 방법이 보입니다. 간편결제 이용이 증가하면서 구비해야 하는 장비가 많아진 건 둘째치고 수수료 지출이 많아졌습니다. 간편결제 업체가 카드사보다 높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카드업계 가맹점 수수료율은 바닥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낮아진 상태입니다. 수수료율은 2012년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전문법에 따라 3년에 한번씩 자금조달과 위험관리, 마케팅 등에 드는 비용을 고려해 책정합니다.

수수료율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에서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2018년 책정된 현행 수수료율은 수수료율 우대구간을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매출 구간별 적용 수수료율도 0.65~0.28%포인트 낮췄습니다.

카드업계엔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가맹점 수수료는 카드사 수익의 기둥 역할을 해왔는데 이게 흔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전업계 카드사 7곳의 2018년 순이익은 1조7388억원으로 전년대비 21.5% 감소했고 이듬해 1조6463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역성장했습니다.

낮아진 수수료율을 다시 높이긴 어렵습니다. 정부가 소상공인에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춘다는 기조를 바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할부금융과 리스, 해외사업, 컨설팅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기사: 변화보다는 안정…카드사 CEO 거취는?

하지만 간편결제 업체 사정은 다릅니다. 현행법에 근거해 정기적으로 조정되는 카드사 수수료율과 달리 간편결제 수수료율은 알아서 책정합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은 전자금융업자로 분류돼 여신업법 적용대상이 아닌 까닭입니다.

네이버페이에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수수료에 플랫폼 운영비용 등이 더해 청구되는 건데요. 지난달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의 수수료가 카드사 수수료의 최대 3배에 달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카드업계는 소상공인 부담을 덜기 위해 수수료율을 낮췄다면 간편결제 수수료율 역시 정부가 개입해 낮추라는 입장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시장에서 형성돼야 하지만, 공평한 경쟁이 이뤄지려면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간편결제 업체들은 답답합니다. 하지만 나빠지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카카오페이는 이달초 오프라인 영세 중소상공인 대상 카카오페이머니 결제수수료를 신용카드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간편결제 업체가 수수료율을 낮추면 수익성이 떨어질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최악의 경우 고객 리워드 규모가 작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카드사를 떠난 고객들이 카드사를 다시 찾아올 수 있고, 간편결제 업체의 성장도 억제할 수 있습니다.

간편결제 업체의 한 임원은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역할을 업계 관계자들이 모를리 없는데 무차별적으로 공격당하는 것은 플랫폼 업체에 대한 경계심때문일 것"이라며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한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업체가 처음에 등장했을 땐 시장의 주목을 받았을진 몰라도, 결제시장에서 기존업체와 공정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맞출 것은 맞춰야 할 것"이라며 뼈 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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