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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희망퇴직금도 주주 결정…당국 "보수체계 투명화"

  • 2023.03.16(목) 11:09

금리 올라 늘어난 이익, 은행 성과 아냐
희망퇴직금, 주주·국민 정서 부합해야
"은행 경쟁촉진 방안, SVB 사태 영향 없어" 

금융당국이 은행 성과보수체계를 들여다보고 성과에 대한 재정의, 지급방법 다양화 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를 은행 성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고, 단기적 수익성뿐 아니라 은행 공공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의 성과보수체계를 개선하고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공개·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희망퇴직금의 경우 앞으로 주주가 참여해 지급 규모를 결정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TF 실무작업반은 지난 15일 3차 회의를 갖고 은행 성과보수체계 등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

은행 성과 재정의, 보수체계 투명화해야

금융위원회는 16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TF 3차 실무작업반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3차 회의(15일)에선 주요 은행들의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은행장 성과 보수체계와 감사·준법감시인·CRO 등의 보수체계, 성과급에 대한 환수·유보·이연 정책, 직원 성과보수체계와 퇴직금 현황을 공유했다.

제도개선 TF는 은행 성과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은행 성과급은 혁신적 노력 외에도 금리상승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이익 증가라는 점에서 일반기업과 달리 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특히 임직원 성과가 혁신적 사업이나 아이디어에 의한 것인지, 단순히 예대금리차에 의한 것인지 등을 감안해 성과급이 지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를 바탕으로 성과보수체계는 경기 진폭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기적 성과뿐 아니라 장기적 성과까지 평가하고, 지급 방법도 이연지급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지급수단 역시 현금 뿐 아니라 주식과 스톡옵션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렇게 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특정 시기 성과급만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주식과 스톡옵션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성과보수체계를 단기적 수익과만 연계하기보다 자산·자본건전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등 은행 공공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고, 중장기적 미래가치 제고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금융위는 성과보수체계에 대한 보수위원회의 안건 공개, '세이온페이'(Say on Pay, 보수의 주주 승인) 도입 등 성과보수체계를 적극 공개·공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성과보수가 제 기능을 다하도록 외부적 요인보다 실지적 성과에 따라 중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해 지급할 필요가 있다"며 "성과보수체계를 투명하게 공시하는 등 은행권이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희망퇴직금, 주주가 결정' 검토

제도개선 TF는 성과보수체계 뿐 아니라 희망퇴직금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했다. 희망퇴직은 은행 인력 순환 등 경영효율화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큰 규모의 비용이 소요되는 의사결정인 만큼 주주총회 등에서 주주로부터 평가받는 방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게 김소영 부위원장 생각이다.

현재 은행 직원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하는 기본퇴직금(법정퇴직금)과 노사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희망퇴직금으로 구분된다.

희망퇴직금의 경우 노사합의와 은행장 결정을 통해 지급되는데 현재 은행들은 생년과 직급, 정년까지 잔여월 수 등을 감안해 차등 지급하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5개 은행 인 당 평균 총 퇴직금(기본+희망퇴직금)은 희망퇴직금 3억6000만원을 포함해 5억4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5개 은행 평균 퇴직금/그래픽=비즈워치

김 부위원장은 "희망퇴직금 지급 수준은 단기적인 수익 규모에 연계하기보다 중장기적 조직·인력 효율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주주와 국민 정서에도 부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개선 TF는 은행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인건비 비중과 개별 보수 구성, 희망퇴직금 등에 대해 국내 은행과 글로벌 주요은행을 비교분석해 추가 개선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제도개선 TF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관련해 앞서 은행 경쟁 촉진 방안으로 제시됐던 스몰라이선스와 특화전문은행 등의 논의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TF는 금융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은행권 내 실질적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당초 계획대로 6월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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