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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가계대출 증가 우려, 100% 공감"

  • 2023.07.17(월) 17:34

한은과 입장차 지적 해명 "미시정책 활용해 관리"
금융권 원금탕감 역차별 논란에는 "필요한 조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 대해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와 관련해 한국은행과 금감원의 태세가 엇갈리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선을 그은 것이다. 

17일 이 원장은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상생 금융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통화당국의 어려움과 가계대출의 지나친 팽창 우려에 100% 공감하고 있다"며 "미시정책을 활용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 당시 지난달 3개월 연속 가계대출이 증가한 데 대해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서 미시적 대응은 필요한 상황이지만 크게 볼 때 거시적으로 가계부채가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이 더 커지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관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게 되면 문제가 된다"며 "새로운 정보가 나왔기 때문에 정부와 협의를 통해 가계부채를 조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복현 원장은 같은 날 '한화생명 포용적 금융·따뜻한 동행 상생친구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가계대출은)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관리 가능한 범위이고 추세도 나쁘지 않다"고 이 총재와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한은과 금융당국이 한은과 금감원이 가계부채 현황에 대해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이날 "가계대출을 신속하게 줄일 수 있으면 하는 욕심과 바람은 있는데 그와 관련돼 초래될 수 있는 다른 부작용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흐름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지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과 긴밀히 협의하며 추이를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가 말한 가계대출 증가와 관련한 거시 건전성 고민은 금감원도 같이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또 "2021년의 가계대출 폭증 상황에서도 금리로 조정한 것이 아니라 미시적인 감독 행정의 조정으로서 가계대출 팽창세를 관리한 바가 있다"며 "금리라든가 매크로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큰 칼'이라면, 마이크로하게 감독 행정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좀 더 작은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정책 수단을 쓸 경우에는 거시경제 전반과 금융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타게팅될 수 있는 정책을 사용해 그 부분을 컨트롤하고 있다"면서도 "가계대출 등의 우려가 지나쳐서 오히려 물가 관리에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 명백하게 지표로 나올 경우에는 거시건전성을 고려 요소로 삼을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7일 취임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가계 대출 증가에 대해서 "민간 부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성장이 안 되면 부채 상환 문제가 굉장히 어렵게 되는데, 금융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의 건전한 관리, 국민들의 금융거래 편의성 제고 등 금융위의 기본적인 책무들도 차질 없이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복현 원장은 최근 은행권의 연체 채무 면제 방식의 '상생 금융' 방안이 일반 성실 차주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권에서 연체 채무를 면제해 주는 프로그램은) 이미 대상을 취약 차주 또는 성실히 상환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로 한정돼 있고, 실질적인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서 최소한 1% 이상의 이자 또는 원금 상환 등의 전제를 해서 가동 중"이라며 "자영업자같이 매출이 일정하지 않고 두세 달 연체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구제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또는 금융기관들이 연체 관리 등 자기 이익을 목적으로 '탕감 잔치'를 하는 것은 상생 금융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견제가 필요하다"라며 "(역차별 논란은) 지금 혼재된 논의 상황인데 균형감 있는 상생 금융과 금융사들의 과도한 탕감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연내 내놓을 은행 지배구조 개선 관련 가이드라인에 대해도 언급했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이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경영 승계 절차, 사외이사 평가체제,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등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원장은 이 방안이 당장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앞둔 KB금융지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인물이나 특정 후보에 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며 "KB금융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있었던 여러 가지 지배구조 이슈 후 처음 이벤트인 만큼 선진·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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