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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계속 오르는데…가계대출 증가 언제까지

  • 2023.08.03(목) 07:33

시장금리 오르자 은행 주담대 상승
특례보금자리론도 금리 인상
가계대출 증가세 지속…변곡점 올수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4% 수준으로 오른 데 이어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 금리도 인상됐다. 

그럼에도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자 부담 증가에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대출 수요가 느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입 수요가 재차 꺾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특례보금자리론도 올랐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95~6.23% 선에 형성돼 있다. 코픽스(COFIX)를 반영하는 변동형 상품은 4.29~6.3%, 혼합형(고정+변동형) 상품은 3.95~5.83% 수준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도 6개월 만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 금리를 기존 4.15~4.45%에서 4.4~4.7%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국고채 금리는 물론 주금공 자금조달 수단인 MBS(주택저당증권) 등의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조달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특례보금자리론도 금리 올렸다…일반형 0.25%P↑(7월28일)
 
인상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형 금리는 오는 11일부터 적용된다.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을 계획했던 소비자는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고정형 상품이라 인상된 금리를 적용받은 후에는 금리를 낮출 수 없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상품으로 4억원을 금리 4.15%에 대출받을 경우 월 상환액은 194만원 수준(30년 만기 기준)이다. 반면 인상된 금리(4.4%)를 적용하면 월 상환액은 200만원이 넘는다. 총 부담해야 할 이자도 2000만원 이상 증가(2억9999만원→3억2109만원)한다.

가계대출 증가세, 변곡점 맞을까

작년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감소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은 최근 증가폭을 확대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7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9억원으로 전달보다 9755억원 증가했다. ▷관련기사: 7월에도 5대은행 가계대출 1조원↑…커지는 걱정(8월2일)

주된 이유는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4주 연속 보합(0%)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 간 이어져 오던 수도권 전반의 집값 하락세가 일단 멎었다는 분석이다. 

집을 사기 위한 대출 수요도 증가했다. 시중은행 주담대 잔액은 전달보다 1조4868억원 증가한 512조8875억원이다. 이는 전세대출을 포함한 것이긴 하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도 다르지 않다. 6월 중 국내은행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전달보다 증가 규모가 확대(5월 4조2000억원→6월 5조9000억원)됐다. 특히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주담대 증가 원인 중 하나로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을 꼽기도 했다.

주금공이 특례보금자리론 자금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신규주택 구입이 전체의 56.4%를 차지했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그래픽=비즈워치

이 같은 상황에서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가계대출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차주들의 금융 부담이 증가하는 까닭이다. 가계대출 증가와 은행 연체율 상승 등에 대해선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의 우려도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대출 수요가 줄어야 하는데 최근에는 반대로 대출받으려는 금융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금리에 대한 부담보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대출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등을 활용한 주택 매입으로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 하락세도 멈췄다"라며 "특히 20·40 세대가 저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대출을 활용해 집을 매입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례보금자리론을 비롯해 대출 금리가 계속 상승한다면 주택 매입 수요와 함께 신규 가계대출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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