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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조선업]③다시 기술력이다

  • 2014.08.21(목) 10:37

조선업체 '비상경영' 돌입..구조조정 필요성 대두
업계 "정부지원 필요 절실"..전문인력 확보해야

국내 조선업체들은 현재 비상경영상태에 돌입했다. 해양플랜트 후폭풍이 너무도 거셌던 탓이다. 업계는 이번 어닝쇼크를 국내 조선업계가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해양플랜트 전문인력 양성 등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속타는 조선업계 '비상경영체제' 돌입
 
현대중공업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비상 경영체제 가동을 선언했다.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 하락을 경험한 터라 충격이 컸다. 현대중공업은 구원투수도 등판시켰다. 위기 극복을 위해 최길선 전 사장을 다시 불러들였다.
 
최 전 사장은 복귀와 함께 현대중공업의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직을 맡았다. 실적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이 조선·해양·플랜트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현대중공업은 내부적으로 이들 사업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최 회장의 지휘 아래 해당 사업들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 현대중공업은 현재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위기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로 최길선 전 대표이사 사장을 불러들였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큰 손실을 입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잇다.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다. 대외적으로는 현대중공업처럼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그룹 경영진단 결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1조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는 루머가 돌며 삼성중공업은 곤욕을 치렀다. 실제로 지난 1분기에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난 2분기 실적이 소폭 회복세를 보이며 소문은 사그러 들었지만 여전히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업체들은 현재 바짝 긴장한 상태"라며 "다들 창사 이래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 업계 "정부의 전폭적 지원 절실"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비록 지금은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정체기지만 조만간 다시 해양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에너지시장 조사기관인 더글라스 웨스트우드(Douglas Westwood)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452억달러 규모였던 해양플랜트 시장 규모는 오는 2015년 2303억달러, 2030년에는 5039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이런 수요 증가를 따라갈만한 체력을 갖출 수 있느냐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경우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을 위해 세제지원 등 다각도로 업계를 지원하고 있다.
 
우선 해양플랜트 전문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작년 해양플랜트 산업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또 가장 시급한 설계 인력양성을 위해 해외 전문가와 연계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추진중이다.

 
▲ 자료:기획재정부·Douglas Westwood. 단위:억달러
*URF:생산된 원유와 가스를 해양플랫폼에서 이송하는 장비.

하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생각이다. 특히 기술의 부재는 심각하다. 작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분석한 국가별 해양플랜트 기술 수준을 보면 우리나라의 해양플랜트 기술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미국의 해양플랜트 기술 수준을 100으로 봤을때 유럽연합(EU)은 99.5, 일본 83.5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79.8에 그쳤다.
 
한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전문인력, 기술 등 지금껏 조선업체들만 홀로 고군분투해왔다"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는 한 해양플랜트 시장이 커진다고 해도 국내 업체들이 과실을 따먹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잘하는 것부터 활용..특화산단 조성 필요
 
하지만 꼭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 기업들도 조금씩 해양플랜트 기술 개발과 확보에 나서고 있다. 더 이상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지난 7월 육상·해양 플랜트 기자재 기술 국산화를 위해 노르웨이 아커솔루션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합작법인은 고도정제 패키지로 원유를 시추하는 과정에서 가스를 얻기 위한 기술 개발과 관련 기자재의 설계와 구매, 제작 등 전 과정을 수행한다. 
 
이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고 기술 습득이 어려워 국내 기업들도 정제 관련 기자재 대부분을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정제 패키지 사업 규모는 연 2조원 규모다. 코오롱은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전체의 10%인 2000억원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은 해양플랜트 건조시 전문 인력과 기술 부족으로 시공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해외 원천기술 보유 업체와의 합작 등을 통해 기술을 확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이 해양플랜트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급 해양플랜트 기술을 확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코오롱의 사례와 같이 원천기술 보유 업체와 합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밖에도 M&A를 통한 기술 확보, 경험이 많은 육상플랜트 기술 접목, IT 등 우리가 강한 것을 활용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과 같이 해양플랜트도 산업단지를 조성, 집중 육성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홍진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양플랜트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기업이 집적돼 있는 곳에 특화 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규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계는 향후 해양플랜트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역량 확보, 기자재 산업 육성을 통한 사업 영역의 확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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