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선택과 집중' 카드를 빼들었다. 정 사장이 선택하고 집중할 분야로 꼽은 것은 '조선'과 '해양'부문이다. 다만, 현재 손실을 보고 있는 해양 부문의 비중은 축소키로 했다.
정 사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에 도움이 되는 계열사는 적극 지원하겠지만 관련 없는 계열사는 철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선·해양을 주축으로 하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회사에 한해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대우조선해양 본연의 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풍력사업을 비롯해 비주력 계열사들에 대한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정 사장이 이를 공식화한 만큼 비주력 사업 정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업계와 시장에서 의구심을 갖고 있는 해양 부문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작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해양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에 대해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해양 비중이 이들에 비해 높았던 대우조선해양은 오히려 흑자를 거뒀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의아해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상식적으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3사가 해양 쪽에서 비슷한 포션이었는데 대우조선해양만 적자요인이 없다는 점에 의문이 생겼다"면서 "실사를 통해 대우조선해양도 해양 쪽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파악했고 이는 2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433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데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해양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해양 비중 축소는 시장의 상황에 맞춘 것일 뿐 인위적인 축소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사장은 "현재 생산 비율이 해양 55%, 상선 35%, 특수선 10%이지만 앞으로 해양 40%, 상선 50%, 특수선 10%의 비율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며 "해양쪽이 저유가 때문에 발주가 줄어들다 보니 거기에 맞춰서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각종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의 STX프랑스 인수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STX프랑스의 재무상태는 플러스로 돌아섰고 오는 2020년까지 수주 물량도 꽤 확보돼 있는 회사"라면서도 "시장과 노조, 언론 등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인수는 잠정 중단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STX프랑스는 프랑스 정부가 지분 3분의 1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군함과 크루즈선을 건조하는 곳이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으로 하여금 STX프랑스를 인수토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돌았다. 하지만 정 사장은 STX프랑스 인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아울러 정 사장은 STX조선해양 위탁경영 문제에 대해서도 "위탁경영은 할 생각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에 대한 위탁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대한조선, STX조선해양 모두 산업은행이 대주주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게 STX조선해양의 위탁경영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일반 선박의 경우 향후 중국이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엔저로 일본 조선소의 경쟁력이 강화됐지만 일본 조선소는 대부분 벌크 캐리어를 생산하는 만큼 국내보다는 중국 조선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일반 선박을 내주더라도 기술개발 투자로 고부가가치 선박은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일반 선박의 경우 향후 중국이 주도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엔저로 일본 조선소의 경쟁력이 강화됐지만 일본 조선소는 대부분 벌크 캐리어를 생산하는 만큼 국내보다는 중국 조선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일반 선박을 내주더라도 기술개발 투자로 고부가가치 선박은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