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말 그대로 전기로 움직이는 차량을 말합니다. 전기로 배터리를 충전해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한번 충전으로 얼마나 멀리 가는지가 중요합니다. 도로 한복판에서 방전돼 차량이 멈춰버린다면 그런 낭패가 없겠죠. 그래서 충전 기술과 이동거리가 전기차 기술의 핵심입니다. 또 얼마나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지도 중요합니다. 도로에서 느릿느릿 움직인다면 민폐도 그런 민폐가 없을 겁니다.
사실 국내에 전기차 열풍이 분지는 꽤 됐습니다. 과거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CT&T, AD모터스, 지앤디윈텍 등 전기차 업체들이 각광을 받던 시절이 있었죠. 당시 이들이 만들었던 전기차는 저속 전기차였습니다. 골프장 카트를 개조한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반짝했던 전기차 열풍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며 사그러들고 맙니다.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도 짧았고 무엇보다도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었죠.
하지만 트렌드는 막을 수 없는 법. 작년 폭스바겐 사태가 터지면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그 중심에는 전기차가 있었죠. 전기차는 친환경차의 대명사입니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제로입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너도나도 전기차 개발에 열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BMW 등은 이미 전기차를 시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기아차, 르노삼성, 한국GM 등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제주도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메카입니다. 도(道) 차원에서 전기차를 집중 육성하고 있죠. 작년 말 기준 국내서 운행중인 전기차의 41%가 제주도에서 운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전기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르노삼성의 SM3 Z.E. 입니다. 지난 2013년 11월 출시 이후 작년 12월까지 총 1604대가 판매됐습니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3분의 1이 SM3 Z.E.였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적수를 만났습니다. 최근 현대차가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주도를 중심으로 전기차 승용모델만 본다면 총 6개 모델이 있습니다. 기아차의 레이 EV, 쏘울 EV와 르노삼성 SM3 Z.E., 한국GM 스파크, BMW i3, 닛산 리프(Leaf)입니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추가되면서 총 7개 모델로 늘었죠. 현재까지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는 쏘울 EV, 최근 있었던 1차 공모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한 모델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었습니다.
전기차도 일반 차량처럼 마음대로 살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진행하는 공모에 응모해서 선정이 돼야 합니다. 지자체별로 선정 우선 순위도 다릅니다. 또 할당된 보조금과 전기차의 대수도 천차만별이죠. 실제로 올해 서울은 510대, 경기도 평택은 1대 뿐입니다. 반면 제주도는 3963대나 됩니다. 하지만 "나는 보조금이 필요 없다. 제 값 주고 다 살거다"하는 사람은 그냥 일반 차량을 구매하듯 구입하면 됩니다.
가격은 전기차 보급의 핵심입니다. 사실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격이죠. 그런데 전기차는 어느 지역에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물론 차량별 가격은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가 다릅니다. 즉 전기차의 가격 구조는 '차량가격-(정부 보조금+지자체 보조금)'인 셈입니다. 정부 보조금은 정해져있습니다. 지자체 보조금이 변수인 셈입니다. 따라서 어느 지역에서 구입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지역별로 최대 800만원까지 차이가 나니까요.
과거 전기차가 잠깐 인기를 끌었다가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서입니다. 각 업체별 충전 방식 통일 문제부터 충전소 문제까지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적 요소에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경제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새롭게 열릴 전기차 시장 어떻게 진행될지 한 번 지켜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