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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김준號 '알래스카의 여름' 이후 대비는?

  • 2016.12.23(금) 10:21

글로벌 사업 성과·미래 성장동력 확보 '과제'
사업확장 나설듯..中유화·美광구 M&A 관심

SK이노베이션이 김준 사장으로 선장을 교체하고 새 항해에 나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한 변화와 혁신을 방향타로 삼았다. 

 

이전까지 SK이노베이션을 이끌었던 정철길 부회장은 재임 당시 경영환경을 두고  ‘알래스카의 여름’이라고 정의했다. 일시적 호황 이후 장기 침체기가 온다고 예상했던 것. 글로벌 저성장이 고착화되기 이전에 지속성장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각오였다. .

 

이와 함께 2020년에는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를 30조원(현재 시가총액 13조5462억원), 글로벌 톱30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장기적 목표를 세웠다.

 

이제 공은 김준 사장에게 넘어갔다. 주요 사업 수장을 모두 교체하며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한 만큼, 김준 신임 사장이 이들과 함께 기존 사업 및 신사업 분야를 성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그래픽: 김용민 기자/kym5380@

 

◇ 실적은 좋아졌는데..

 

SK이노베이션은 전임인 정철길 부회장 시절, 적자 탈출에 성공한 이후 실적 성장을 거듭했다. 석유제품 원료인 원유가격이 하향 안정화된 가운데 제품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또 에틸렌과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사업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확대됐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윤활기유 사업은 경쟁 심화 속에서도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며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 기간 과거 최태원 회장이 추진해왔던 ‘글로벌 파트너링’ 사업도 결실을 맺었다. 윤활유 사업에선 스페인 렙솔(Repsol)과의 합작사인 일복(ILBOC)이 스페인 카르타헤나 지역에서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SK종합화학이 중국 시노펙(Sinopec)과 손잡고 후베이성 우한에 건설한 중한석화는 중국에서 연착륙에 성공하며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사인 사빅(SABIC)과의 합작사업인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 넥슬렌도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 TgP 지분 매각 등 비핵심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 차입금은 2014년 말 10조9752억원 수준에서 지난 3분기에는 7조2368억원으로 3조7384억원 감소했다. 순차입금 역시 지난해 3조5152억원에서 지난 3분기 1조1059억원까지 줄어들었다.

 

 

◇ 아직은 여름, 겨울 준비는 어떻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이후 유가가 점진적 상승 추세고, 지난 2~3분기 주춤했던 정제마진도 다시 회복될 전망이다. 석유화학사업 역시 당분간 제품 스프레드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돼 당분간 정유사들의 사업 환경은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김준 신임 사장은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준비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정철길 부회장 시절, 실적 성장 및 재무구조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글로벌 사업에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석유화학사업에선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차이나 인사이더’전략에 집중했다. 특히 중국 내 석유화학사를 대상으로 M&A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중국 하이세코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는 못한 상태다.

 

또 석유개발사업 강화를 위해 본부를 미국 휴스턴으로 옮겼다. 저유가로 채산성이 저하된 미국 셰일 광구를 저렴하게 매입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성과는 아직 없다.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한 ‘BESK 테크놀로지’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도 과제다. 이달 초 중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을 이전보다 강화했다. 이로 인해 BESK의 중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 건립 결정도 보류됐다. LG화학과 삼성SDI 등에 비해 수주 프로젝트가 적은 SK이노베이션이 성장 동력으로 삼은 배터리 사업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사다.

 

김준 사장이 그룹 내에서 여러 신사업을 경험한 만큼, 취임 이후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보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는 기존 계획은 지속될 것이고, 중국 내 석유화학사 M&A를 비롯해 미국 광구 매입 등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여럿 있다”며 “그 동안은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재편에 주력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관련해선 “중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 건립은 합작사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동력 사업인 만큼 마케팅 등 수주를 위한 활동은 활발히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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