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다. 그 동안 이 분야 투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30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부터 배터리사업에 대한 강력한 성장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경쟁자인 LG화학, 삼성SDI 등과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
◇ 자신만만 ‘배터리’
김준 사장은 배터리 사업과 관련, 2025년 글로벌 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포부를 드러냈다. 미래수익원으로 배터리 사업을 선정한 것이다.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25GWh(기가와트시)에서 2020년에는 110GWh로, 2025년에는 350~1000GWh까지 급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및 삼성SDI와 비교하면 전기차 배터리 부문 후발주자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 아직까지 해당 사업에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사업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속도조절을 해왔다.
김준 사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먼저 설비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1.1GWh 규모의 생산 공장이 있고 올해 3월 2공장 증설을 시작했다. 2018년 공사가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3.9GWh로 늘어난다. 추후 해외 배터리 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설비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배터리 사업 투자규모가 많지 않던 시기에도 R&D 역량은 꾸준히 키웠다. 이를 통해 현대차와 독일 다임러그룹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생산설비가 확충되면 공급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2020년에는 점유율 10%, 2025년에는 30% 수준을 차지하겠다는 구체적인 그림도 그렸다.
김준 사장은 “향후 배터리 시장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소수 기업의 과점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본다”며 “여기서 살아남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R&D와 국내외 생산설비 투자를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30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와 화학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원으로 삼고,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했다. |
◇ SK종합화학, 7년 후 매출 33조원
또 다른 성장 축인 화학 부문에선 SK종합화학(화학담당 자회사)을 글로벌 톱10 화학사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범용 석유화학 제품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포장재(패키징)와 자동차용 화학제품 등 고부가 제품 위주로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SK종합화학은 지난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사인 사빅(SABIC)과 합작사업을 통해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센’ 사업을 시작했다. 넥슬렌은 포장재 및 자동차용 화학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다우케미칼에서 인수하기로 한 EAA(에틸렌 아크릴산) 역시 포장재용 접착제로 대부분 사용돼 주요 고부가 제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고부가 제품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M&A 기회를 지속적으로 찾고, 중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중국에서의 생산능력을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은 “포장재와 자동차용 소재 등 성장성이 큰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핵심 소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M&A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또 세계 화학제품 수요의 60%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이 완성되면 SK종합화학의 매출규모는 2024년에는 33조원, 세전 순이익은 2조5000억원 수준까지 성장이 가능해 글로벌 톱10 진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이익은 9조4000억원과 940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