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체인지 1.0으로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의 알래스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 이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경영전쟁터를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옮기는 딥 체인지 2.0을 시작한다"
'딥 체인지(Deep Change)'는 SK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도입한 경영전략으로 성장 정체에 빠진 그룹 및 각 계열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 방안이다.
지난해 12월 SK이노베이션의 지휘봉을 잡은 김준 사장(겸 SK에너지)이 SK이노베이션의 성장 전략으로 ‘딥 체인지 2.0’을 선언했다. 사업의 중심축을 전통적인 석유(정유)에서 배터리와 화학사업으로 과감하게 옮겨간다는 것이다.
김준 사장은 30일 서울 종로 서린사옥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배터리와 화학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
먼저 전기차를 포함한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1.1GWh(기가와트시) 수준의 생산규모를 2020년 10GWh로 늘리고, 2025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삼았다. 완충시 주행거리 500km 배터리는 2018년, 700km 배터리는 2020년 초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사업은 기초 화학제품 중심에서 고부가 분야인 포장재와 자동차용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시도한다. 또 내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타깃으로 한 생산능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M&A(인수·합병)는 과감하게 실행, SK종합화학을 글로벌 10위권 화학사로 도약시킨다는 방침이다.
석유와 윤활유, 석유개발(E&P) 사업은 글로벌 파트너링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찾는다. 석유는 ‘동북아-동남아-중동’을 연결해 생산과 마케팅, 트레이딩 연계 모델을 개발하고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링을 통해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윤활유는 고급 윤활유 핵심원료인 그룹Ⅲ 윤활기유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것에 주력할 생각이다. 석유개발사업은 전통자원의 경우 베트남과 중국, 비전통자원(셰일오일 등)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김준 사장은 “새로 추진하는 딥 체인지는 에너지·화학 중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플러스 알파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며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현재의 딥 체인지도 새로운 딥 체인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