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역대 최대의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이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은 46조8265억원, 영업이익은 3조234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도에 비해 각각 18.5%, 0.2% 증가한 것이다. 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원동력은 비정유 사업이었다.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에서만 2조7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비정유 사업의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섰다.
회사측은 "그간 정유업으로 단순 분류되어 왔던 SK이노베이션이 명실상부한 에너지·화학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화학사업은 매출액 9조3392억원, 영업이익 1조377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윤활유 사업은 2011년 5096억원 이후 두번째로 많은 504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여기에 석개발사업이 2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힘을 더했다.
정유사업은 미국산 원유도입을 비롯한 원유도입선 다변화, 운영최적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235억원 줄어든 1조5021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약보합세에 머문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정유사업과 비정유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은 2016년 51% 대 49%에서 2016년 44% 대 56%로 바뀐데 이어 지난해는 36% 대 64%로 완전히 역전됐다.
SK이노베이션은 "업황변동에 의존도가 높은 사업특성을 돌파해 차별적인 내성, 즉 좋을 땐 더 좋고 나쁠 땐 덜 나쁜 기초체력을 갖춤으로써 동종업계 대비 차별적 우위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보면 매출액은 13조1195억원으로 전분기에 견줘 11.6% 증가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8452억원으로 12.3% 줄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재고관련 이익이 발생했지만 전반적인 제품 마진이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2017년은 딥체인지의 강한 실행을 통해 비정유 부문에서 안정적이고 탁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해였다"며 "올해는 '딥체인지'를 더욱 강하게 추진해 4조원대 영업이익에 도전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