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두가 설치된 율도터미널에서 신경훈 운영2팀 부장이 수출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
"2014년 파라자일렌(PX) 생산시설이 만들어진 뒤 물동량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율도터미널을 통하는 수출입 물동량은 전국 2위로 현대제철 다음으로 많습니다."
16일 SK이노베이션 완전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1부두가 설치된 율도터미널에서 만난 신경훈 운영2팀 부장은 수출실적을 이같이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 공장으로부터 약 6km 떨어진 율도터미널은 4개의 부두가 설치돼 있다. 공장과 연결된 배관을 통해 시간당 1600만배럴의 PX와 석유부산물인 납사가 운반된다. 연간 최대 845척의 배들이 이를 싣고 중국 다렌항 등으로 향한다. PX는 폴리에스테르와 페트병을 만드는 기초 원료다. 아로마틱 계열 고부가 원료다.
SK인천석유화학이 PX 수출역량을 갖춘 데는 2014년 대규모 설비투자 덕분이다. 2012년 5월부터 2년 간 총 1조62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2014년 7월 연간 130만톤 규모의 PX 생산능력을 갖췄다. 단일공장으로 국내 최대 생산규모다.
설비투자는 회사의 체질개선을 바꿨다. 제품가격 인상으로 인한 PX 스프레드 확대로 SK인천석유화학은 2014년 3900억원대의 영업적자에서 2015년 496억원 흑자로 반전한 뒤 2016년에는 역대 최대인 37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도 396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2년연속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이런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1조원의 영업이익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승우 SK인천석유화학 기획팀 팀장은 "내부적으로 올해 3500~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두고 있다. 경영목표는 세부적으로 세전이익 3000억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실 SK인천석유화학은 미운오리 새끼나 다름없었다. 전신은 한화그룹의 경인에너지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 현대오일뱅크에 매각됐다. 하지만 막대한 금융비용과 환손실, 정제이윤 감소 등을 버티지 못하고 회사는 2001년 9월 부도를 맞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중국 수출의 전초기지를 마련하려는 SK그룹이 2006년 사들여 지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완전히 변신시켰다.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은 "회사는 딥체인지 2.0을 꾸준히 실천해 동북아 최고의 생산성,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성장하는 목표를 달성해 SK는 물론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지역사회 문제도 해결하는 사회적 가치도 크게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SK인천석유화학은 단순 포트폴리오 확대에서 벗어나 정유 및 석유화학사업의 경쟁력 강화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수익성이 높은 상업증류공정(CDU)과 초경질원유 분리공정(CSU)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CDU는 원유를 비등점 차이에 따라 액화석유가스(LPG)·납사·등유·경유·중유로, CSU는 경질유를 포함해 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까지 각각 분리해낼 수 있는 시설이다. 이를 활용하면 원유정제 및 화학제품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원유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손실을 낮게 유지하면서 수익은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추가 자금확보 수단인 기업공개(IPO)에 대해 회사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2012년 SK에너지가 발행한 8000억원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신한프라이빗에쿼티가 투자했다. 이후 SK에너지에서 회사가 분할되면서 RCPS를 SK인천석유화학이 떠안았다.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IPO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정승우 SK인천석유화학 기획팀 팀장은 "RCPS는 2019년 11월이 만기다.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 중에 있다"며 "시장 상황이 성숙되면 다양한 옵션들을 검토해 추후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 SK인천석유화학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