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발전용 연료전지 계열사 미국 LG퓨얼셀시스템즈(LG Fuel Cell Systems)에 부던히도 공을 들이고 있다. 벌써 6년이 다 되간다. 지주회사 ㈜lLG를 비롯해 4개 계열사가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만해도 2600억원에 달한다.
답답할 노릇이다. 가시적 성과는 여지껏이다. 당연지사, 그 사이 매년 예외없는 순익적자로 결손금만 불어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오가고 있다. 당초 3~4년내 상용화를 목표로 했던 LG가 언제쯤 빛을 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다.
LG는 2012년 6월 영국 롤스로이스 자회사 롤스로이스 퓨얼셀시스템즈(Rolls-Royce Fuel Cell Systems)를 인수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현 LG퓨얼셀시스템즈다. ㈜LG와 LG화학, LG전자가 나서 지분 51%를 4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LG의 인수합병(M&A)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 엔진의 하나인 에너지 신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이뤄졌다. 즉, LG퓨얼셀시스템즈는 발전용 연료전지 셀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었다.
SOFC(Solid Oxide Fuel Cell·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기술방식의 발전용 연료전지 연구개발에 주력했다. SOFC는 기존 PAFC(Phosphoric Acid Fuel Cell·인산 연료전지)와 MCFC(Molten Carbonate Fuel Cell·용융 탄산염 연료전지)에 비해 발전효율이 20% 가량 높고 생산원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3세대 기술이다.
LG퓨얼셀시스템즈는 이 SOFC 기술방식으로 산업용과 호텔, 병원 등 대형건물의 상업용 전력시장에 활용될 수 있는 분산발전소 용도의 연료전지를 상용화할 계획을 세웠다. 상용화 시기는 3~4년 내를 목표로 했다.
LG퓨얼셀시스템즈를 인수한지 6년이 지난 지난달 말 LG화학은 LG퓨얼셀시스템즈에 내달부터 내년 말까지 323억원을 추가 출자키로 했다. 상용화 목표 시기가 훨씬 지났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는 탓에 LG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매출만 보더라도 LG퓨얼셀시스템즈는 2013~2017년 가장 많았을 때가 2013년 49억5000만원이 고작이다. 최근 3년간은 20억원대에 머무른다. 순익은 적게는 383억원, 많게는 624억원 매년 예외없이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5년간 순손실이 총 2380억원이다. 이렇다보니 자기자본은 지금까지 LG 투자금액의 6분의 1 밖에 안된다.
㈜LG를 비롯한 3개사는 2015년을 제외하고 2017년까지 매년 출자했다. LG전자 1050억원, LG화학 728억원, LG 645억원이다. 여기에 2014년부터는 LG CNS도 가세해 166억원을 출자했다. 인수 당시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투자금액이 2590억원에 달한다.
LG퓨얼셀시스템즈는 2015~2016년 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바 있다. LG의 자금 지원으로 1년 뒤에 벗어나기는 했지만 작년 말 자기자본이 437억원 밖에 안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 한 가지는 불균등증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즉, 당초 인수 당시 LG의 소유지분은 50.5% 였으나 이후 LG 계열사들만의 출자가 이뤄지면서 현재는 LG전자 33.0%, LG화학 26%, LG 25%, LG CNS 5.2% 등 85%에 달하고 있다.
LG는 LG퓨어셀시스템즈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세계 유수의 에너지 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3세대 연료전지를 연구하는 만큼 경쟁에서 뒤쳐지지 말아야 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LG 관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처럼 차세대 연료전지도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