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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리는 '상사(商社)'…고민도 제각각

  • 2019.11.11(월) 17:18

포스코인터·SK네트웍스 신사업 '가속'
LG상사, 수익성 높일 '캐시카우' 찾기 고심
삼성물산·현대상사, 외형 위축 '속수무책'

한때 '수출 한국'을 이끌던 종합상사들이 부침이 심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신사업 성공으로 실적 호조를 보이는 곳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미중 무역갈등이 깊어지는 와중이어서 이들 역시 아픈 손가락을 지니고 있다. 아직 제대로된 '캐시 카우'를 만들지 못한 종합상사는 성장 정체 속에 수익성 개선에 고민이 깊어가는 모습이다.

종합상사 중 작년과 비교해 올해 가장 크게 웃는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다. 이 회사는 2010년 포스코그룹으로 편입됐지만 9년만인 올해 들어서야 종전 '대우'의 이름(종전 포스코대우)을 벗었다. 이름을 바꾼 첫해인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은 18조4842억원, 영업이익은 507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2.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2.9%나 급증했다. 아직 4분기가 남았지만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작년 한 해분(4726억원)을 넘겼다. 올 1~3분기 영업이익률은 2.7%로 전년동기보다 0.8%포인트 높아졌다. 5개 상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것이다.

배경에는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업 성공이 있다. 이를 주관하는 에너지본부 혼자 낸 영업이익은 올들어 3분기말까지 3415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 전체의 3분의 2(67.3%) 가량이다. 지난 3분기에는 하루 평균 5억9000만입방피트(ft³), 총 540억ft³의 판매량을 보였다.

다만 가스전 사업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품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3분기 1393억원의 영업외손실을 냈는데, 이는 미얀마 AD-7 광구 내 '딸린' 구조 등에 2017년까지 투입된 탐사비 1181억원를 손상으로 반영한 것이 가장 컸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3분기 163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세전이익은 26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작년에도 중국으로 연결하는 가스관이 폭발하는 사고가 나 사업차질을 빚기도 했다.

SK네트웍스는 올해 1~3분기 상사 가운데 두번째로 많은 17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 871억원보다 배 가까이(95.3%) 많은 금액이다. 매출은 10조521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거의 비슷했지만(0.8% 증가) 영업이익률은 0.8%에서 1.6%로 뛰었다.

이 상사 역시 신사업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SK매직 브랜드로 나서고 있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등 가전 렌탈사업과 AJ렌터카를 인수하면서 업계 수위에 도전하고 있는 렌터카 사업이 변화의 축이다.

1~3분기 SK매직은 매출 6443억원에 영업익 61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35.3%, 131.5%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렌터카 부문은 매출 1조3096억원, 영업이익 937억원을 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2.7%, 237.1%씩 급증한 것이다.

반면 과거 SK그룹의 수출을 견인한 상사부문의 실적은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1~3분기 매출이 3조2391억원, 영업이익은 14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3%, 68.9% 급감한 것이다. 중동지역 대상 거래 감소와 글로벌 무역분쟁 여파로 고전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상사는 지난 1~3분기 매출 7조9175억원, 영업이익 13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견줘 매출은 8.3% 늘었지만 영업익은 17.9% 감소한 것이다. 올해 들어 영업이익률은 1.7%로 전년동기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수년 전부터 자원개발과 물류업 등을 신사업으로 키워오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캐시카우로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석탄을 중심으로 한 자원사업은 불확실성이 크다. 올해 1~3분기 매출은 8729억원, 영업이익은 80억원을 기록했는데 외형은 11.3% 크긴 했지만 이익은 87.1%나 급감한 것이다. 올해 석탄과 팜오일(CPO)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불확실성 탓에 자원사업의 종류나 규모를 적극적으로 확대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판토스를 인수하면서 사업안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것이다. 1~3분기 물류사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6% 늘린 3조695억원, 영업이익은 40.4% 증가한 952억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3% 안팎이지만 종전보다 트레이딩보다는 나은 수익성을 고정적으로 내고 있다는 게 위안이다.

종전 종합상사 역할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이나 현대종합상사는 외형 위축과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경우 올 1~3분기 매출 10조4210억원, 영업익 860원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 43.4% 감소한 실적이다. 매출은 5개사중 2위지만 올해 누적 영업이익률은 0.8%로 5개사 중 유일하게 1%를 채우지 못했다. 현대종합상사는 1~3분기 매출 3조3157억원에 영업익 3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로 작년 같은 기간과 같지만 외형은 이제 나머지 4개사와 견주기엔 너무 작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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