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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머니]게임빌·컴투스 '오너' 송병준, 이해진式 '해외' 돌격

  • 2021.04.14(수) 08:58

대표직 동시에 내려놓고 해외 사업 올인
삼각편대 체제로 경영 효율, 먹거리 발굴

게임빌·컴투스의 '주인' 송병준 이사회 의장은 게임 업계에서 몇 안되는 '오너 경영인'이다. 폰게임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에 게임빌을 창업한 1세대 벤처사업가이자 최대 라이벌 컴투스를 인수하며 두 회사의 경영을 직접 이끌어온 기업인이다.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려 사업 발판을 착실히 다져왔던 송 의장이 얼마 전 글로벌 공략에 '올인'키로 하면서 그의 경영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게임빌과 컴투스의 대표이사직을 각각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글로벌전략책임자(GSO)로서 인수합병(M&A)이나 해외 성장 전략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 마치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글로벌투자책임자(GIO)란 직책을 맡고 해외 사업에 역량을 모으는 것과 비교된다.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의사회 의장

◇ 송 의장 중심, 삼각편대 경영체제 

게임빌·컴투스는 지난달 3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각사 대표를 신규 선임하며 경영체제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를 이끄는 기존 송병준 대표는 임기를 각각 1년 가량 남겼음에도 대표이사직에서 동시에 물러나기로 했다.

게임빌의 신임 대표는 창업 초기 멤버인 이용국 부사장이, 컴투스의 새로운 대표는 송 의장의 친동생인 송재준 부사장이 각각 맡기로 했다. 

아울러 송 의장은 두 회사의 등기임원직을 유지하면서 이사회 의장으로서 글로벌 사업 및 투자를 총괄하기로 했다. 게임빌·컴투스가 송 의장을 중심으로 이용국-송재준 신임 대표의 이른바 '삼각편대' 경영 체제로 재편된 것이다. 

이로써 송 의장은 자신이 2000년에 설립한 게임빌의 대표이사 취임(2004년 12월) 이후 약 17년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아울러 게임빌이 2013년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한 컴투스의 대표직도 8년만에 내려놓는다. 

송 의장의 이러한 행보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Global Investment Officer)와 비슷하다. 이 창업자는 2017년 네이버의 등기이사직과 당시 일본 법인 라인주식회사의 회장직만 남기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창업자는 1999년 옛 네이버컴 설립 이후 2004년부터 유지해오던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데 이어 이듬해인 2018년에는 등기이사직마저 사임하고 GIO로서 해외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이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준(準) 대기업 집단의 총수(동일인) 딱지를 떼려는 의도가 있었다. 

◇ 스마트폰 게임 경쟁 격화, 해외서 답찾아

이에 비해 송 의장은 게임빌·컴투스의 최대 현안인 글로벌 사업에 몰두하면서 두 회사의 경영 체제를 효율화하기 위해 대표직에서 손을 뗀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빌·컴투스의 주력 모바일게임은 다른 플랫폼에 비해 제작기간이 짧고 필요인력과 소요비용이 적어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다 가파른 시장 성장성으로 국내 시장은 과도할 정도의 경쟁이 벌어졌다.

스마트폰 사양과 플랫폼이 고도화하고 게임 퀄리티가 개선되면서 이에 따른 제작비 및 게임수 증가로 대형 소수업체들이 사실상 휩쓰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게임빌·컴투스는 발 빠르게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국내보다 바깥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이에 힘입어 게임빌만 해도 지난해 연결 매출(지주부문 제외) 1081억원 가운데 수출액(618억원)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해외 사업이 강하다. 

컴투스는 게임빌 품에 안긴 이듬해(2014년) 내놓은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 워'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급부상했다. 이 게임은 아시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 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소위 '대박'은 아니지만 '중박'을 골고루 꾸준히 터트리고 있다.

지난해 컴투스 연결 매출 5090억원 가운데 수출액은 4027억원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컴투스는 영국 '포켓게이머'가 선정한 '2016년 세계 50대 모바일 게임 개발사' 중 5위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는 회사다. 

송 의장은 게임빌 창업 초기 멤버이자 핵심 경영인인 이용국·송재준 부사장에게 각각 게임빌·컴투스 대표이사직을 넘겨주고 본인은 '될성부른' 신생업체나 개발사의 인수합병(M&A)을 직접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면서 해외 영토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제는 덩치가 제법 커진 게임빌과 컴투스를 각각의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 이전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 조용한 1세대 벤처 창업가 

송 의장은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24살의 나이로 게임빌을 설립한 1세대 벤처 창업가다.  그는 학부생 시절인 1996년 서울대 최초의 벤처창업 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10명의 동료들과 함께 실제로 회사를 창업하기에 이른 것이다. 

송 의장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비롯해 게임 업계 몇 안되는 오너 경영인이다. 업력 면에서 넥슨의 김정주 창업자를 비롯해 넷마블의 방준혁 이사회 의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이 분야 '거물'이다. 2001년 모바일게임산업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7년 미국 비즈니스위크지 선정 '아시아 최고의 젊은 사업가 25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외부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조용한 성격 때문인지 그에 대해 많이 알려진 것이 없다. 흥행 산업인 게임 특성상 회사 오너로서 막대한 보유 지분 가치나 금전적 보상 등으로 유명세를 치를 법한데 그것과도 거리가 멀다.

작년말 기준 송 의장이 보유한 게임빌 주식(216만여주, 32.75%)의 지분 가치는 약 1000억원 정도. 송 의장은 게임빌의 2009년 코스닥 상장 이후인 2012년 외국 투자기관에 보유 주식 일부를 한차례 처분한 것을 제외하곤 별다른 '엑싯(EXIT·투자회수)'이 없었다.

오히려 게임빌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보통 오너가 지분율을 확대하기 위해선 화끈한 배당 정책으로 자사주 매입을 위한 '실탄'을 채우는데 반해 게임빌은 상장 이후 여태껏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송 의장이 회사로부터 받는 연봉은 다른 오너 경영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게임빌의 최근 사업보고서상 '5억원 이상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현황'에 이름을 올린 이는 송 의장을 비롯해 아무도 없다.

그나마 송 의장의 금전적 보상을 챙겨주는 곳이 컴투스다. 지난해 컴투스로부터 급여 및 상여 등으로 총 23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송 의장이 직접 보유한 컴투스 주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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