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해 가칭 'AI & Digital Infra 컴퍼니(존속법인)'와 'ICT 투자전문회사(신설법인)'으로 회사를 쪼갠다.
올 상반기 내로 의사회 의결 및 주주총회 등을 거쳐 연내 분할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신설회사와 SK그룹 지주사 SK의 합병설에 대해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은 주주가치 제고와 성장 가속화를 위해 인적분할을 추진, SK브로드밴드 등 유무선 통신회사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및 뉴 ICT 자산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재편한다고 14일 밝혔다.
분할 존속법인은 유무선 통신 사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구독형 마케팅, 데이터센터 등의 영역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설법인은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ICT 전문 투자회사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회사명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인적분할 추진 관련 의사결정은 상반기 내 진행해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분할 취지에 대해 "통신과 더불어 반도체, New ICT 자산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즉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이동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함으로써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구조와 투자기반을 갖추고 반도체와 New ICT 사업을 확장해 주주들에게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달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시총 규모로 2위 업체다. SK텔레콤은 올 2월 기준으로 635만명(시장 점유율 46.5%)의 5세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이 분야 1위 업체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미디어와 보안, 커머스 등 New ICT 사업의 실적은 지난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주요 계열사인 원스토어를 비롯해 ADT캡스 등 New ICT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존속법인은 주력인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디지털 신사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독형서비스 등이다.
존속법인은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 Flow)을 기반으로 5G 유망산업에서 미래 수익을 창출하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인프라 등 혁신기술 개발에 지속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법인인 ICT 투자전문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가 예상된다.
아울러 New ICT 자회사들의 기업공개를 적극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은 생활 전반의 편의를 제공하는 라이프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
SK텔레콤은 일각에서 제기된 신설회사와 SK 합병설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신설할 중간지주사는 SK그룹 지주사인 SK와 당분간 합병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오너의 지배 구조 강화 등으로 논란이 됐던 그룹 지주사 SK와 신설법인의 합병을 당분간 보류키로 한 결정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온라인 타운홀 행사를 열고 회사 구성원에게 분할의 취지와 회사 비전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정호 사장은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