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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하니]봄이라 아이폰도 '보랏빛'을 입나봄

  • 2021.05.11(화) 16:51

애플 깜짝 공개한 '아이폰12 퍼플' 미니
'색감 깡패' 인정…성능도 작지만 강력
전작 인기 색상으로 판촉 재시동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아이폰12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새벽 2시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신상품 출시 전부터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달 20일 미국 현지시간 기준 오전 10시, 한국시간 오전 2시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폰12 시리즈의 히든 제품 '퍼플' 색상이 공개됐다.

아무도 예측하지는 못했지만 아이폰 유저라면 누구든 손꼽아 기다리던 색상이었다. 아이폰11 시리즈 중에서도 선호도가 높았던 색상이기에 더욱 그랬다. 제품의 색을 누구보다도 잘 뽑아낸다는 '색감 장인'의 명성은 아이폰12 퍼플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봄을 입은 아이폰12 퍼플 미니 모델을 일주일 동안 대여해 써봤다.

아이폰12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 보라에 파랑 한 스푼

실제로 마주한 퍼플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본 것과 비슷한 색감이었다. 후면은 유리, 측면은 알루미늄 소재로 돼 있어 약간의 색감 차이가 있다. 측면이 조금 더 진하다. 아이폰11 퍼플이 연한 보라색이었다면 이번 신제품은 좀 더 '쨍'한 보라다. 자세히 보면 약간의 푸른 빛도 돈다.

보라색의 정의가 빨강과 파랑이 겹쳐진 색이라면, 아이폰12 퍼플은 여기에 파란색이 한 스푼 더 얹어진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전작의 보라색이 더 취향이긴 했지만 색감이 매력적으로 잘 뽑힌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아이폰12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그래서인지 이번 퍼플 색상은 다른 색상에 비해 크게 취향을 타지 않는 것 같았다. 지인들에게 아이폰12 퍼플을 보여주니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편견일 수 있지만 성별 상관없이 호감을 표시했다는 점도 신기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지만 아이폰으로 넘어오고 싶다고 한 30대 남성은 "기왕 바꾼다면 퍼플이 탐난다"며 유심히 살피기도 했다.

아이폰12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었다

퍼플 색상은 아이폰12 시리즈의 일반 모델과 미니 모델에만 적용됐다. 프로 모델과 프로 맥스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미니 모델을 빌린 것은 순전히 개인적 호기심이었다. 미니가 아이폰의 아버지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반영한 제품인 만큼 아이폰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 준다는 생각도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생전 "스마트폰은 남성이나 여성 모두 한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고 알려진다. 실제로 잡스가 애플을 이끌었던 시기에는 대화면 아이폰이 출시되지 않았다. 6인치 이상의 대화면 아이폰이 등장한 것은 잡스가 작고한 뒤 현 애플 CEO인 팀 쿡이 부임하고부터다.

아이폰12 퍼플. 미니 모델이라 한 손에도 부담 없이 쏙 들어온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미니를 며칠간 사용해보니 잡스의 철학이 마음 깊이 다가왔다. 대화면의 익숙함에 속아 작고 가벼운 스마트폰의 소중함을 잊었던 것이었다. 평소 187g에 달하는 아이폰12 프로 모델을 사용하다 보니 133g의 미니 모델은 너무나도 작고 가벼웠다. 프로 모델을 손에 쥘 때는 항상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면, 미니 모델은 전혀 부담이 없었다. 작은 화면이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도 기우였다. 평소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잘 보지 않는 편이라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 작지만 다 들었다

아이폰12 미니 퍼플은 색상만 달라졌을 뿐 작년에 공개된 아이폰12 시리즈와 제품 사양(스펙)의 차이는 없다. 굳이 다른 점을 꼽자면 아이폰12 퍼플은 운영체제(OS)가 iOS 14.5로 적용돼 있는 데 비해, 기존 아이폰 유저들은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폰12 일반 화이트와 미니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미니 모델의 경우 디스플레이 크기와 무게를 제외하고는 일반 모델과 모든 스펙이 같다. 아이폰12 시리즈에는 5나노 공정 기반으로 제작된 애플의 독자칩 'A14 바이오닉'이 탑재돼 있다. 이 덕분에 미니 모델은 크기는 작지만 성능은 강력하다. 게임이나 여러 앱(App)을 동시에 실행해도 문제없이 작동했다.

아이폰12 시리즈에 모두 같은 칩이 들어가 있는데도, 기자가 프로 모델을 구매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카메라'다. 평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카메라 기능이 좋았으면 했다. 프로 모델은 후면 카메라가 3개고, 일반·미니 모델은 2개다. 프로 모델에는 망원 카메라가 추가돼 있다. 이것만으로도 구매의 이유는 충분했다. ▷관련기사: 흠 많다는 아이폰12가 만족스러운 이유(2020년 11월24일)

왼쪽은 미니 모델 인물사진 모드에서 광각카메라(1배 줌)로 찍은 사진. 오른쪽은 프로 모델 인물사진 모드에서 망원카메라(2배 줌)로 찍은 사진. 자리는 움직이지 않고 같은 거리에서 찍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그래서인지 프로 모델을 사용하다가 미니 모델을 써보니 망원 카메라의 유무가 크게 다가왔다. 미니 모델은 인물사진 모드에서 광각카메라(1배줌)만 활용할 수 있지만, 프로 모델은 망원카메라(2배줌)와 광각카메라 두 가지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평소 인물사진 모드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라 불편함이 컸다. 아이폰 망원카메라는 한 번 쓰기 시작하면 탈출구가 없다.

다만 야간모드 등 다른 카메라 기능에서는 큰 차이를 못 느낀 것이 사실이다. 어두운 방 안에서 프로 모델과 미니 모델로 사물을 촬영했을 때 결과물이 비슷했다. 아이폰12의 경우 프로 모델의 상위 라인업인 프로 맥스부터 이미지센서가 커지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긴 하다.

왼쪽은 야간모드를 끄고 찍은 사진. 중간은 미니 모델 야간모드, 오른쪽은 프로 모델 야간모드다. 두 사진간 큰 차이가 없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 '넘사벽' 애플 생태계

아이폰12 미니 퍼플을 대여해 사용하면서 애플이 강조하는 '생태계'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초기 설정 후 평소 사용하던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하자, 아이클라우드(iCloud)에 업로드 했던 사진과 정보들이 연동됐다. 두 개의 폰으로 동시에 사진을 촬영해도 곧바로 아이클라우드에 업로드돼 프로 모델에서 찍은 사진을 미니 모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애플의 게임 구독 서비스인 '애플 아케이드'도 연동돼 별다른 인증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했다. 맥북이나 에어팟 프로 등 같은 아이디로 로그인된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로 쉽게 연동됐다.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 하니 별다른 설정을 하지 않아도 평소 사용 중인 애플 아케이드가 자동으로 실행돼 게임이 다운로드됐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 소개는 내가 할게, 퍼플은 누가 살래?

업계서 아이폰12 퍼플을 예상치 못했던 이유는 애플이 아이폰에 신규 색상을 추가한 경우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애플이 기존 제품에 색상을 추가해 출시한 것은 지난 2017년 '프로덕트 모델 '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뿐이었다. 애플은 2006년부터 에이즈 연구·예방을 위한 비영리 단체 '레드'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 10년 넘게 이어온 협력을 기념하기 위해 빨간색 아이폰을 출시했었다. 

이는 프로덕트 레드 컬러로 된 제품을 구매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에이즈 환자들에게 기부되는 구조였다. 공익적 의미를 지닌 제품 출시였다는 뜻이다. 

아이폰12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하지만 퍼플은 다르다. 애플이 이번에 퍼플 색상을 뒤늦게 추가한 이유는 그저 '봄'이라서란다. 봄을 맞아 이와 어울리는 퍼플 색상을 선보인다는 것이 애플의 공식적인 설명이다. 하지만 애플의 속내는 단순히 그것만은 아닐 터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이폰11 제품 중 인기 색상으로 꼽혔던 퍼플을 통해 아이폰12 시리즈 판매 열기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려는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애플의 '보랏빛 아이폰'이 노리는 것(4월21일)

아이폰12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팀장은 "색깔 하나 추가한 걸로 판촉 효과가 얼마나 있겠냐?"고 했다. 하지만 웬걸. 애플의 퍼플 뒷북 출시로 '앱등이(애플 충성고객)'들은 혼란에 빠졌다. 지금 아이폰12 퍼플로 갈아타야 할 것인지, 올해 신작까지 '존버'할지 결정장애에 시달리고 있다는 무리들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올해 출시될 아이폰13에서 퍼플 색상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며 혼란이 가중됐다.

최근에는 소녀시대 멤버 태연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아이폰12 퍼플의 뒤늦은 출시를 한탄하다, 결국 구매를 인증하며 굴복(?)하기도 했다. 다음 타자는 누가 될까.

아이폰12 퍼플. /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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