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보라색 '아이폰12'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 열기를 다시 끌어올린다. 봄을 입은 듯한 화사한 색상의 제품을 더해 1분기 삼성전자 '갤럭시S21'에 밀려 잠시 주춤했던 아이폰 판매에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 보라색 입은 아이폰12 …'공백기 공략'
애플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 스티브잡스 극장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었다. 올해 행사 역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라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 행사에서 애플은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 모델의 '퍼플' 색상을 깜짝 발표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12는 세상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마트폰"이라며 "봄을 맞아 새로운 컬러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는 iOS 14.5 운영체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아이폰12 시리즈 첫 출시 당시 운영체제는 iOS 14였다. iOS 14.5는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애플워치로 아이폰을 잠금 해제하는 기능 등이 추가된다. 정식 출시는 30일이다.
애플이 출시 7개월 차인 아이폰12 시리즈에 새로운 색상을 추가한 것은 스마트폰 '공백기'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통상 2분기는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공백기다. 삼성전자 경우 갤럭시 S시리즈는 1분기, 노트 시리즈는 3분기에 출시한다. 애플은 매년 9월께, 즉 3분기에 새 아이폰을 공개한다. 다만 작년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로 10월에 출시했다.
특히 애플 입장에서 2분기는 아이폰 신작이 공개되기 직전 시기여서 판매가 점차 줄어드는 시점이기도 하다. 신제품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나며 기존 제품의 판매가 줄어들 우려가 큰 시기란 뜻이다.
애플은 작년 공백기 대응 전략으로 한 차례 재미를 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 2세대 제품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4년 만에 선보인 보급형 아이폰은 당시 경기 불확실성 속 저렴한 가격대의 LTE 모델을 찾는 수요와도 맞아떨어졌다. 아이폰SE 2세대는 지난해 2분기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으로 집계됐다.
◇ 갤럭시에 밀린 '점유율 회복' 시동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1이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자 애플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새로운 색상의 아이폰을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은 아이폰12 효과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섰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4분기 시장점유율 21%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1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아이폰12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는 상황이 역전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시장점유율 23%로 1위를 되찾았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8% 늘어난 7700만대였다. 애플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출하량은 46.2% 늘어났지만 시장점유율은 17%로 가라앉으면서 1위를 내줬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써 판매량을 늘리려는 전략"이라며 "새로운 색상의 아이폰12 모델 추가가 작년 SE 출시 만큼 점유율 회복에 효과를 보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