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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닮으려는 삼성의 영토전략 엿보였지만…

  • 2021.05.20(목) 06:58

[보니하니]갤럭시북프로②
갤럭시 기기간 연결성 강화 '애플 따라잡기'
'사과농장' 뛰어넘는 '은하계'는 아직

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 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관련기사: [보니하니]갤럭시북프로①갤노트? 탭? 노트북!(5월19일)

갤럭시북 프로 360. /사진=백유진 기자 byj@

지난달 29일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갤럭시북을 위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을 열면서 갤럭시북을 '모바일 컴퓨터'라고 소개했다. 어디든 간편히 휴대할 수 있고, 기기 간 손쉽게 연결되고, 그 연결에 끊김이 없는 갤럭시 스마트폰의 장점을 노트북으로 옮겨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만큼의 연결성을 체험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직은 와닿지 않는 연결성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는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무선 이어폰 등 다양한 갤럭시 기기와 매끄럽게 연동되는 것을 핵심 기능으로 갖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먼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퀵 쉐어' 기능을 개인용컴퓨터(PC)인 이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네트워크 연결이나 계정 로그인 없이, 스마트폰과 PC간 자유로운 파일 공유가 가능한 기능이다. 다수의 사람들의 기기에 순차적으로 파일을 공유할 수도 있다.

갤럭시북 프로 360 퀵쉐어 기능 시연. 갤럭시 스마트폰에 있던 사진이 갤럭시북으로 옮겨갔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PC 화면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 휴대폰'과 윈도우 PC의 '유어 폰(Your Phone)' 앱을 통합했다. PC로 스마트폰에 온 알림이나 전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북 프로 화면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의 수도 5개로 늘었다.

다만 과정은 조금 복잡했다. 갤럭시북에서 MS 계정에 로그인해 기기를 연결하면 QR 코드가 뜨고, 스마트폰에서 이를 촬영해 연동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어떤 기기든 애플 ID로 로그인만 하면 모두 연결되는 애플 생태계의 연결성과는 꽤 차이가 있는 방식이다. 평소 애플 기기를 사용 중이라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갤럭시북 프로 360 '사용자 휴대폰' 기능 시연. PC에서 스마트폰에 온 알림이나 전화 등을 확인할 수 있고 갤럭시북에서 최대 5개까지 앱 실행도 가능하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노트북을 처음 구매했을 때 이전 노트북에 저장된 데이터나 PC 사용 환경을 그대로 옮겨올 수 있는 '스마트 스위치' 기능도 있었다. 스마트폰을 교체할 때 연락처와 사진 등을 바로 옮겨주는 스마트 스위치가 노트북에도 도입된 것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노트북에 스마트 스위치 앱을 설치한 후 새 PC로 데이터를 전송하기만 하면 된다. 삼성 PC가 아니어도 이용 가능하단다. 하지만 기자의 경우 업무용으로 쓰고 있는 기존 삼성 노트북에서 파일을 전송하는데 계속 실패했다. 아직까지 연결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갤럭시북 프로 360 '스마트 스위치' 기능 시연.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기존 PC에서 데이터를 옮기는데 실패했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버즈' 열면 '북' 안으로 쏙

삼성 자체 앱을 활용하는 것은 빠르고 편리했다. '삼성 노트' 앱의 경우 삼성 계정에 로그인만 하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내용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갤럭시북 프로 360 '삼성노트' 연동 시연.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삼성 노트로 'S'를 적고 저장하자 갤럭시북에도 표시됐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체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나 태블릿 '갤럭시탭 S7' 시리즈와의 연결도 유려해졌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윈도우에서 블루투스 기기를 연결하려면 설정에서 최소 5번의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갤럭시 버즈는 케이스만 열면 갤럭시북과 바로 연결된다. 갤럭시탭은 갤럭시북과 연동해 세컨드 스크린으로 쓸 수 있다.

갤럭시북 프로 360 '스마트 레코더' 기능 시연. 전면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해 녹화 화면에 띄워준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온라인 강의 영상 제작이나 게임 플레이 튜토리얼 영상 제작에 최적화된 '스크린 레코더' 기능도 쓸만해 보였다. 스크린 레코더를 실행해 녹화 버튼만 누르면 사용자의 얼굴이 들어간 영상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었다. 조금 과하다 싶긴 했지만 얼굴 보정이나 S펜을 활용해 중요한 부분을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녹화가 완료되면 '스튜디오 플러스'로 자연스럽게 연결돼 영상 편집을 할 수 있다. 동영상을 자르거나 효과를 넣는 것뿐 아니라 자막이나 음악, 내레이션을 추가할 수 있다. 복잡한 작업까지는 불가능하겠지만 가벼운 편집 정도는 무난히 가능해 보였다.

스마트 레코드로 화면 녹화가 끝나면 편집을 진행하겠냐는 알림이 뜬다. 이를 누르면 스튜디오 플러스로 자동 연결된다. /사진=백유진 기자 byj@

갤럭시로 '락인' 성공할까

삼성전자가 기기간 연결성을 강조하는 데는 강력한 생태계를 바탕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의 영향이 적잖다. 애플의 강점은 전자기기부터 다양한 정보기술(IT) 서비스까지 모두 통일하게 하는 '락인(Lock-in, 자물쇠) 효과'에 있다. 제품간 연동성을 바탕으로 어떤 기기를 이용하든 같은 경험을 하도록 해, 애플 생태계 안으로 소비자들을 강력하게 묶으려는 것이다.

왼쪽은 갤럭시북 프로 360, 오른쪽은 맥북 에어. /사진=백유진 기자 byj@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이와 유사한 '갤럭시 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를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과 윈도우 운영체계를 탑재한 갤럭시북이 매끄럽게 연동되도록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파트너들과 협업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관련기사: 삼성폰 수장 노태문, 첫 '노트북 언팩' 연 이유(4월29일)

하지만 삼성전자와 그 파트너들은 엄연히 다른 운영체계를 쓴다. 하나의 운영체계(iOS)를 쓰는 애플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애플은 자기들만의 '사과 농장'이 이미 완성단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생태계'는 언제쯤 완전한 은하계를 펼칠 수 있을까.

갤럭시북 프로 360. /사진=백유진 기자 b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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