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공급난 때문인데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 5G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를 이어가 연간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수준의 시장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글로벌 1위'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부품난…성장세 위축
24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당초 기대했던 11%에 못 미치는 5%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14억8000만대에서 13억9200만대로 줄어든 셈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코로나19 유행이 사그라지면서 펜트업(Pent-up) 수요가 늘어나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으며 반도체 부족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제품 공급에 차질을 겪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부품 공급 문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한 후, 하반기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부품 공급난은 내년 상반기까지 풀리기 어렵고 하반기부터 완화가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PMIC(전력반도체)나 4G용 부품은 계속 공급난 이슈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데도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은 14억92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 전망치다. 올해 추정치인 13억9200만대보다 7.2% 성장한 수준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에는 부품 공급 이슈 영향으로 올해 1분기(3억5500만대)보다 적은 3억38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공급난 해소와 코로나19 완화로 올해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하반기 이후 올해보다 높은 판매량을 예상하는 이유는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다. 내년 5G 스마트폰은 8억700만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의 절반 이상인 54% 수준이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5G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없어도 새로운 네트워크 도입은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해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를 단축한다"며 "내년에는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에 5G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많은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쫓기는 1위 삼성, 내년에는 어쩌나
제조사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2억8400만대를 판매해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애플과 샤오미는 각각 2억3900만대, 2억300만대를 판매하며 뒤를 바짝 쫓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와 비보도 각각 1억6000만대 후반, 1억5000만대 초반의 판매량을 보이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삼성전자의 1위 수성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0년 넘게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 격차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로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P) 줄었다.
같은 기간 샤오미는 동일한 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했고, 애플의 점유율은 3%포인트 늘었다. 9~11%에 육박하던 2·3위와의 점유율 차이가 6~7%로 좁혀진 셈이다. 오포, 비보도 중저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삼성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강민수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1~2위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브랜드가 가진 훌륭한 인지도와 시장 침투력을 보여주지만, 각국 프리미엄·중저가 시장에서 다른 브랜드들에 각개격파 당하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부품 공급 제한으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추가 점유율을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3억대 판매를 달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