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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머니]코빗 투자 주도, SK스퀘어 '2인자' 윤풍영

  • 2021.12.25(토) 07:20

잇단 자사주 매입…보유 주식만 5800주
900억 들인 코빗, 추가 투자 카드 만지작

'투자전문지주사'로 야심차게 출발한 SK스퀘어의 투자 결정권자 윤풍영 CIO(최고투자책임자)가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며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윤 CIO는 인적분할 전 SK텔레콤에서 코퍼레이트 센터장을 역임하며 굵직한 인수합병(M&A)를 성사시킨 장본인이다. 

SK스퀘어로 적을 옮긴 그는 최근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코빗 투자를 이끌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국내 시장에선 '걸음마' 단계인 가상자산 거래소·메타버스 사업에 1000억원 규모 베팅을 이끌어낸 데는 윤 CIO의 역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익률 낮아도…잇단 자사주 '줍줍'

윤 CIO는 지난 20일 SK스퀘어 자사주 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윤 CIO의 자사주 매입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SK스퀘어가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된 직후인 지난 2일에도 2000주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인적분할시 교부받은 1766주를 포함해 현재 총 5766주. 시장 가치(23일 기준 SK스퀘어 종가 6만4900원)로 환산하면 4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스퀘어의 다른 임원들도 재상장 직후 자사주 매입에 나란히 나섰으나 윤 CIO는 등기임원 가운데 유일하게 자사주를 거듭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윤 CIO는 SK스퀘어의 '2인자'로 평가받고 있는 중량급 인사이기 때문이다. 본래 IBM코리아 개발자 출신인 윤 CIO는 2007년 SK텔레콤에 합류하면서 사업 개발·재무 기획을 맡는 '전략통' 역할을 맡게 된다. 이후 박정호 사장과 손발을 맞추며 SK하이닉스, SK인포섹(현 SK쉴더스) 등 굵직한 M&A(인수합병) 건을 성사시켰다. 

최근까지 SK텔레콤 코퍼레이트1 센터장이었던 그는 SK스퀘어로 이동하며 미등기임원에서 등기임원으로 영전하기도 했다. 투자전문지주사인 SK스퀘어의 정체성이 '투자'에 방점이 찍힌 만큼 박정호 사장이 투자결정권자로 오른팔인 그를 임명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란 평가다.

뚜렷한 투자 성과로 인해 지난 3년간 SK텔레콤으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기도 했다. 윤 CIO가 교부받은 스톡옵션은 6347주다. 분할 전 SK텔레콤 미등기임원 중에서는 하형일 코퍼레이트 디벨롭먼트 담당(7285주) 다음으로 많다.

윤 CIO가 최근 SK스퀘어 자사주를 연이어 매입한 것에 대해 회사측은 "성장 자신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CIO가 최초로 자사주를 장내 매수할 때 SK스퀘어의 1주당 가격은 8만원대였다. 현재 SK스퀘어의 주가는 6만원대로 내려 앉았다. 주가 부진에도 윤 CIO가 지속적인 매입에 나선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윤풍영 SK스퀘어 CIO(최고투자책임자)

'발 빠른' 코빗 투자 성사시킨 장본인

윤풍영 CIO는 코빗 투자를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SK스퀘어는 지난달 29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총 900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코빗 창업주인 유영석 전 대표의 지분 전량과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를 사들인 것이다. 이로써 SK스퀘어는 넥슨 지주사인 NXC에 이어 코빗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분 인수 과정에서 윤 CIO는 코빗 최대주주인 NXC의 김정주 대표를 직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 발행·인수를 위해 최대주주와의 협의가 필요했으며 코빗 인수 이후 블록체인·메타버스 게임 등 넥슨과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SK스퀘어의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가 시장에 주는 의미는 작지 않다. 국내에서 원화마켓이 가능하도록 정부 인가를 받은 거래소는 코빗을 포함해 빗썸·코인원·업비트 '4대 거래소' 뿐이다. 카카오 등 몇몇 상장사들이 4대 거래소의 지분을 들고 있으나, SK스퀘어와 같은 대기업 계열사가 제도화 초입 단계인 신생 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건 처음이다.

코빗이 첫 투자처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SK스퀘어는 지난달 1일 공식 출범한 후 재상장된 29일 오전 코빗 투자를 공시했다. 같은 날 카카오 계열인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에도 8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투자액수가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출범 이전에 가상자산·메타버스 등 신생 산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겠다는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는 SK스퀘어의 독특한 투자구조가 있기에 가능했다. SK스퀘어의 투자 결정은 '수익성'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현재 AUM(총관리자산) 대부분은 SK그룹 계열사 지분으로 이뤄져 있으나, SK그룹과의 시너지가 직접적으로 나지 않더라도 수익성이 담보된다면 과감히 투자하겠단 것을 모토로 삼고 있다.

윤 CIO는 현재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대한 추자 투자도 검토 중이다. SK스퀘어는 코빗 투자 공개 직후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CIO는 "현재는 SK스퀘어가 코빗 지분을 35% 갖고 있지만 계약상 40%대까지 추가 취득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 업계에선 SK스퀘어의 이같은 투자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는 단순 지주회사보다는 투자 중심의 액티브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에 기반한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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